심상찮은 미국 주택시장...“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은 아냐”

입력 2022-12-18 15:26수정 2022-12-1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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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재현 우려 커졌지만
“도드-프랭크법 생겨, 그 때와 상황 달라”
“은행들, 과거와 달리 꼼꼼하게 신용 살펴”

▲미국 일리노이주 프로스펙트 하이츠의 한 주택에 7월 10일 판매 공고가 세워져 있다. 프로스펙트 하이츠(미국)/AP뉴시스
미국 주택시장에서 경제위기 신호가 나오고 있다. 현 상황은 부동산 시장과 미국 경제 전체 위기로 번졌던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비교되기까지 한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모기지 시장의 변화와 금융 시스템 개편으로 인해 과거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은 작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진단했다.

현재 주택시장의 침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면서 수요가 꺾인 탓이다. 서브프라임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당국의 금리 인상에 상환 능력이 없는 대출자들이 거리로 나앉으면서 주택 수요가 급감했다. 2006년과 2009년 사이 미국 주택 가격은 28% 하락했고 약 1100만 채 집값이 모기지 잔액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광범위한 디폴트(채무불이행)와 붕괴하다시피 한 금융시스템, 경기침체로 이어졌다.

다만 지금은 상황이 다소 달라 보인다. 전문가들은 국가대출 프로그램 재설계와 금융시스템 개편 덕분에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뒤이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되풀이할 일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미 의회는 2010년 금융개혁법인 ‘도드-프랭크법’을 만들었고 규제 당국은 대출자가 감당할 수 없는 조건이 담긴 대출 상품을 폐지했다. 대출자의 소득 확인을 하지 않았던 은행들도 이때부터 꼼꼼하게 신용을 살피기 시작했다. 한때 낮은 금리로 대출자를 끌어들였던 변동금리 모기지는 그렇게 신용 등급이 높은 사람들을 위한 보수적인 대출로 변했다.

카디널파이낸셜의 암리시 디아스 대출 담당자는 “소득 확인이 필요하지 않았던 많은 상품이 서브프라임 대출기관이 도산하면서 사라졌다”며 “모든 사람의 마음가짐은 ‘괜찮아, W-2(모기지 대출 양식)는 필요 없어’에서 ‘모든 게 필요해’로 바뀌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싱크탱크 어반인스티튜트의 주택금융정책센터 설립자인 로리 굿맨은 “오늘날 대출자는 훨씬 신용등급이 높은 자들”이라며 “그리고 그 대출은 훨씬 더 질 좋은 대출”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시작됐던 2020년 3월 모기지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주택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압류 방지 프로그램도 경제적 완충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는다.

일련의 이유로 코어로직은 “현재 모기지 주택이 과거 수준의 위기를 겪으려면 집값이 정점에서 40~45%는 떨어져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시장이 위기에 직면한 것은 맞지만, 과거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WSJ는 “팬데믹 주택 붐은 끝났지만, 위기는 지난번과 전혀 다르게 보일 것”이라며 “은행은 한때 부실한 모기지 패키지들을 보유했지만, 이제 그런 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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