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발작완전소실 목표 ‘프로젝트 제로(Project Zero)’ 가동
미래성장동력을 고심하던 SK바이오팜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뇌전증 환자를 위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의 디지털치료제를 개발하고, SK그룹의 다른 계열사들과 협업도 추진한다.
SK바이오팜은 1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뇌전증의 발작완전소실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 제로(Project Zero™)’를 소개했다. 환자의 뇌파·심전도·움직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발작 발생을 감지하는 인공지능(AI) 모델, 환자에게 발작 감지 알림을 제공하고 이력을 기록·분석해 질환 관리를 돕는 모바일 앱이 핵심이다.
황선관 SK바이오팜 부사장(R&D 혁신본부장)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 출시 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 나선 것”이라면서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발작을 감지하고 발작을 예측하는 뇌전증 관리 플랫폼과 뇌전증 관리의 핵심 지표인 발작 빈도 및 발작의 주요 트리거를 손쉽게 기록할 수 있는 실사용 데이터(리얼월드 데이터) 수집 앱을 개발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다양한 뇌전증 치료제가 존재하지만, 뇌전증 환자의 30%는 어떤 치료 수단으로도 해결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 대부분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발작으로 일상생활에 제약이 발생한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앱에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발작 상황을 알려준다. 또한, 이 데이터를 분석해 발작이 발생할 시기를 예측, 질환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황 부사장은 “(전 세계적으로)뇌파에 대한 빅데이터를 보유한 회사가 없는 가운데 SK바이오팜만의 빅데이터로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며 “복용 효과 및 최적 복용량을 분석해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사업 모델”이라고 신사업의 성장을 기대했다.
SK바이오팜은 개발 기간이 3.5~5년으로 기존 신약보다 짧고, 500명 이내의 임상 대상자로 허가 임상이 가능하며, 독성이나 부작용의 우려가 없는 등의 장점에서 디지털 치료제의 가능성을 봤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국내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공략 가능한 시장 규모를 넓히기 위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조현병, 알츠하이머 등 신경계 전반 및 항암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디지털 치료제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이나 SK C&C 등 그룹 내 계열사들과 협업도 추진한다. 실제로 프로젝트 제로의 AI 모델은 SK C&C와 공동 개발했다.
황 부사장은 “프로젝트 제로는 신약과 센서, 관리가 융합돼 단순히 관리만 제공하는 기존 기업들과 차별점을 갖는다”라면서 “한국과 미국은 물론 다양한 국가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을 준비 중으로, 종합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SK바이오팜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3)에서 △제로 글래스™ △제로 와이어드 △제로 헤드밴드™ △제로 이어버드™ △제로 헤드셋™ 등 5종의 뇌전증 전용 디바이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제로글래스와 제로와이어드는 국내 제약사 최초로 CES 2023 혁신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