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vs 로봇, 일자리 둘러싼 전투 ‘전환점’ 맞아”

입력 2022-12-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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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간 기술 발전, 로봇 전환점 만들어”
인간 손처럼 자유자재로 물건 구분하고 집어
아마존 ‘스패로우’ 재고 65% 분류 가능

▲아마존이 11월 10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웨스트버러의 자사 물류창고에서 열린 ‘아마존 로보틱스 BOS27’ 행사에서 최신 지능형 로봇 시스템인 스패로우를 공개하고 있다. 웨스트버러(미국)/AP뉴시스

로봇이 충분히 유능해진 시점에 이르렀다.

로봇공학 전문가인 크리스 하우저 일리노이대 교수는 상품을 고르고 분류하는 창고 로봇 기술의 현주소를 이렇게 평가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과 로봇의 일자리를 둘러싼 전투가 ‘전환점’에 도달했다고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창고 로봇은 지난 몇 년간 현장에 배치됐지만, 로봇이 인간처럼 일하길 기대하는 건 무리였다. 컴퓨터 과학자들이 꼽는 창고 로봇 개발의 핵심은 ‘손’이다. 사람처럼 물건의 모양과 크기 등을 구분해 그것에 맞게 기계를 미세 조정해 물건을 집는 기능을 구현해내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의 지난 10년간 노력 끝에 상황이 바뀌었다. 기술 발전으로 창고 로봇이 물건을 구분하고 집는 일이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존의 로봇 팔 ‘스패로우(Sparrow)’가 대표적이다. 스패로우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물건을 분석하고, 이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판단한 다음 로봇 끝의 흡착판 압력을 조절해 물건을 집는다.

헤드폰이나 장난감 등의 물건도 분류할 수 있는 스패로우는 현재 재고 물품의 약 65%를 분류할 수 있다. 스패로우는 댈러스 아마존 창고에서 사용되고 있으나 전국적으로 사용을 확대할 것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아마존은 창고 프로세스 자동화를 위해 2012년 로봇 회사 키바를 인수한 뒤 해당 기술 개발에 투자해왔다. 기존 창고 로봇은 제품을 포장하고 분류하려면 여전히 사람이 필요했지만, 스패로우 같은 새로운 시스템은 사람의 손길을 덜 필요로 하게 된 것이다.

구글도 식당에서 햄버거를 만들거나 선반에서 음식을 가져다주는 등 보다 인간처럼 행동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공장 완전 자동화’를 꿈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시제품을 공개했다.

과학자들은 물건을 인식하는 데 사용되는 3D 카메라 기술, 더 많은 상품 이미지를 분석할 수 있도록 하는 딥러닝 기술 등이 로봇을 더 인간답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 사용 확대를 놓고 여전히 논쟁은 치열하다. 자비에르 반 차우 아마존 대변인은 “로봇은 기업 활동에서 반복적인 작업 중 일부를 수행한다”며 “이는 직원들이 더 매력적인 다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고 로봇 채택의 이점을 설명했다. 인터랙트애널리시스의 애쉬 샤르마 리서치 이사는 “기업들이 로봇에 몰두하는 가장 큰 요인은 인력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우려는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반면 베스 구텔리우스 일리노이대 교수는 “로봇이 인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업들의 주장은 잘 들여다봐야 한다”며 “이들은 ‘신속하게 움직여 기존 질서를 파괴하라’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다. 로봇 사례에서 파괴되는 것은 인간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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