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진상-이재명 ‘정치적 동지’”…33쪽 분량 공소장 미리보기

입력 2022-12-0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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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지난달 1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정 실장의 혐의를 설명하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관계를 ‘정치적 동지’로 표현했다. 정 실장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도 추가로 적용됐다.

검찰, 정진상 구속기소…뇌물‧증거인멸교사 등 혐의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9일 정 실장을 부패방지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부정처사 후 수뢰, 증거인멸 교사죄로 구속 기소했다. 유 전 본부장은 뇌물공여와 증거인멸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정 실장은 2013년 7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 관련 직무상 비밀을 이용해 ‘대장동 일당’인 남욱 변호사 등이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하고 호반건설이 시행‧시공하게 해 개발수익 210억 원 상당을 취득하게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정 실장은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등과 함께 지난해 2월 대장동 개발사업 사업자 선정 등 특혜 제공 대가로 민간업자들로부터 대장동 개발사업 이익 중 일정 지분을 수수하기로 해 배당이익 428억 원 수수를 약속했다고 의심 받는다.

지난해 9월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던 당시 정 실장은 유 전 본부장에게 전화해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했고 유 전 본부장은 실제로 자신의 휴대전화를 창문 밖으로 던져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받았다.

유 전 본부장은 2019년 9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각종 사업 추진 등 편의제공 대가로 정 실장에게 2회에 걸쳐 6000만 원을 제공했으며, ‘휴대전화를 버리라’는 정 실장의 지시에 따라 증거를 인멸한 혐의도 적용됐다.

정진상 공소장에 ‘정치적 동지’로 등장한 이재명

정 실장은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린다. 앞서 검찰은 정 실장 압수수색 영장 등에서 이 대표와의 관계를 ‘정치적 공동체’라고 표현했는데, 이번에는 ‘정치적 동지’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정치적 공동체는 인물관계 압축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 쓴 표현”이라며 “공소사실을 기재하며 사건 당사자들이 직접 언급한 말을 썼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19일 정 실장이 구속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의 정치적 동지 한 명이 또 구속됐다”고 말한 바 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달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이번 공소장에서도 이 대표의 이름은 수차례 언급됐다. 다만 A4 용지 33쪽 분량의 정 실장 공소장에 이 대표의 공모 사실을 구체적으로 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각종 사업에서 정 실장의 역할을 설명하기 위해 두 사람과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서술한 것이다.

검찰이 두 사람의 관계가 긴밀하다고 보고 있고, 정 실장이 특혜를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과정에서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의 영향력이 상당했다고 판단하는 만큼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는 당연한 수순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정진상, 유동규로부터 뇌물 1억 추가

검찰은 정 실장이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받은 뇌물 1억 원도 추가로 확인했다. 1억 원은 2013년 4월경 현금으로 전달됐고 사건관계인들의 진술과 현금 출처 등 물적 증거도 갖췄다고 한다. 당초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으로 기소된 3억5200만 원 중 1억 원이 정 실장에 전달된 사실을 검찰이 추가로 밝혀낸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이 다른 사람을 거쳐서 정 실장에게 전달했나’라는 질문에 검찰 관계자는 “어차피 이 모든 관계들이 대장동 민간업자들과 성남시 공무원들 유착관계를 통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범행”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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