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3년간 함께한 마스크, 이젠 벗어도 될까요?

입력 2022-12-0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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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서점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의 해제 여부가 이번 달 안으로 판가름 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2020년부터 3년 동안 우리와 함께한 마스크, 이제 정말로 이별할 때가 된 걸까요?

한덕수 국무총리는 9일 “공개 토론회와 자문위원회 논의를 거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이달 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확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방역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지표와 기준을 마련해 이를 충족하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 또는 자율 착용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방역 당국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 및 자율 착용으로 전환하되 고위험군이 많이 이용하는 필수시설에서는 착용 의무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조정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요양시설이나 병원, 대중교통 등이 이에 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 주요 국가들도 의료시설이나 사회복지시설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는 대중교통에서도 의무입니다.

정부는 15일과 26일 열리는 전문과 토론과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에 대한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판단 기준은 신규 확진자 수, 위중증·사망자 발생 추세, 방역대응 역량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지표는 설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실내 마스크 해제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된 배경에는 코로나19의 병원성이 다소 약화해 이전보다 낮은 질병 부담을 보이고, 다수 국민이 백신 접종과 자연감염으로 중증 방어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전처럼 대규모로 유행할 가능성이 적다는 점 등이 고려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이면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합니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자연면역과 인공면역이 합쳐지면 대부분이 면역을 갖는 때가 1월 말이면 올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나 아직 유행이 감소 추세에 이르지 않았고 2가 백신 접종이 널리 확산하지 않은 상황에서 실내 마스크 해제 시점을 이번 겨울로 결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란 의견도 나옵니다. 또한, 청소년을 중심으로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실내 마스크가 해제되면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합니다.

▲서울 시내의 한 서점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마스크 착용의 감염 예방 효과는 명확합니다. 최근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소개된 연구에서도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올해 2~6월 15주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학생 29만4084명과 교직원 4만6530명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여부에 따른 코로나19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착용한 학군의 발생률은 1000명당 66.1명으로 착용 의무가 없는 학군의 발생률 134.4명의 절반에 못 미쳤습니다.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는 미국은 코로나19와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가 동시 유행하는 ‘트리플데믹’의 우려가 커지면서 마스크를 다시 권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호흡기 질환의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잘 맞는 고품질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권장하며, 특히 항공기 탑승이나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CDC는 코로나19 감염도 ‘높음’으로 분류한 소수 지역에서 마스크 의무화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은 자체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재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의 경우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입원 환자도 늘면서 코로나19 확진자의 병상 점유율이 현재의 6.6%에서 10%로 높아지면 내년 초 새로운 실내 마스크 착용 방침을 낼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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