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고 내몰린 페루...대통령은 탄핵 후 구금행·경제는 휘청

입력 2022-12-0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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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티요, 취임 16개월 만에 탄핵
볼루아르테, 페루 첫 여성 대통령
인플레에 금리 21년 만의 최고 수준

▲7일(현지시간)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부통령이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의 탄핵으로 신임 대통령에 취임한 뒤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리마/AFP연합뉴스
페루가 정국 혼란과 경기침체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페루가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의 탄핵으로 악순환의 고리에 빠졌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대통령에 오른 카스티요는 이날 취임 16개월여 만에 탄핵당했다. 130명의 페루 의원 중 101명이 탄핵에 찬성, 반대는 6표에 불과했다. 페루 법에 따라 디나 볼루아르테 부통령이 대통령 자리에 올라 페루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다.

카스티요는 이미 2번의 탄핵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이력이 있다. 시골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그는 지난해 ‘첫 서민 출신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러나 카스티요는 부패 스캔들로 정치 위기를 맞았다.

그는 계속된 의회의 탄핵 추진에 의회 해산과 비상 정부 수립이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페루 의회는 이날 카스티요가 해당 계획을 발표하자마자 이를 ‘위헌 행위’로 규정하고 몇 시간 뒤 탄핵안을 처리했다. 카스티요는 탄핵당하자마자 경찰에 구금됐다. 경찰은 카스티요의 의회 해산 시도에 대한 혐의점을 잡아 조사할 방침이다.

▲7일(현지시간) 탄핵당한 페드로 카스티요 페루 대통령이 국민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리마/AF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페루 경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상승 폭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던 11월 페루 물가상승률은 예측과 달리 8.45%에 달했다. 이에 페루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한다며 기준금리를 21년 만에 최고수준인 7.5%로 끌어올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페루 경제성장률을 2.7%로 예상한다. 지난해 페루 경제성장률은 13%에 달했다.

카스티요 탄핵 정국은 경제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탄핵 과정에서 시장 불안이 커진 데다, 앞으로 볼루아르테 정권이 자리를 잡는데도 시간이 걸린다. 볼루아르테 신임 대통령이 내각을 어떻게 구성하는지도 관건이다. 세사르 란다 경제·외무장관을 포함한 여러 장관이 카스티요의 의회 해산 계획을 ‘셀프 쿠데타’라고 비판하며 사임한 상황이다.

에릭 마르티네트 바클레이스 전략가는 “카스티요의 탄핵으로 시장이 반등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통치권을 향한 도전은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볼루아르테 신임 대통령이 내각 인선만 잘 한다면 카스티요의 지난 16개월보다는 정치적 안정은 물론 경제 개선을 달성할 수 있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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