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AI 비상...에콰도르 비상사태·미국 7년 만에 최악

입력 2022-12-0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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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약 18만 마리 살처분 예정
페루, 몇 주 새 펠리컨 5500마리 집단 폐사
미국, AI로 올해 5054만 마리 죽어 2015년 최고치 경신

▲페루 리마의 산타마리아 해변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방역 관계자들이 죽은 펠리컨 사체를 치우고 있다. 리마/AP연합뉴스
겨울철 세계 곳곳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비상이 걸렸다. 예년보다 많은 숫자의 조류가 살처분되는가 하면 국가 비상사태까지 선포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에콰도르 정부는 고병원성 H5N1 AI 발생에 동물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에콰도르 보건부는 성명에서 “발병 지역 내 조류 약 18만 마리가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살처분될 예정”이라며 “향후 90일 동안 질병 영향권 내 농장에선 새와 암탉, 계란 등 조류와 부산물 이동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다만 현 상황이 국민 건강에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니라면서 시중 유통 중인 계란과 닭고기 섭취에 대한 안전을 보장했다. 보건부는 “검출된 전염병에 감염된 조류는 전체의 0.15%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에콰도르엔 현재 1810개의 가금류 농장이 있고 농업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3%를 차지하고 있어 AI가 경제에 미치는 피해도 클 것으로 보인다.

페루에선 최근 몇 주 사이 해변에서 5500마리가 넘는 펠리컨이 죽은 채 발견됐다. 생물학자들은 올해 AI 변이로 인해 지금까지 사망한 펠리컨이 1만3000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정한다.

페루 정부도 AI 확산을 막기 위해 보건 경보를 내리고 조류 사체를 직접 취급하지 말 것을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미국에서도 이틀 전 심상치 않은 AI 사례가 보고됐다. 미 농무부는 올해 들어 기록적인 AI로 조류 5054만 마리가 죽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5년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다. 또 40개 넘는 주에서 질병이 보고됐는데, 이는 이전 발병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농무부의 로즈마리 시포드 최고 수의학자는 “야생 조류가 이동하면서 AI를 전국에 계속 퍼뜨리고 있는 만큼 국내 양 떼나 야생 조류와의 접촉을 막는 게 가금류를 보호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미 당국 역시 AI가 인체에 미칠 위험은 낮게 보면서도 만약을 대비해 야생조류가 많은 곳이나 가금류 축사 인근 거주자 등 조류와 접촉하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성명에서 “인간 전염 사례는 드물지만, 바이러스가 사람의 눈이나 코, 입에 들어가게 되면 이후 물방울이나 먼지와 같은 공기 중으로 퍼질 수 있다”며 “전염병은 야생 환경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잠재적으로는 애완용 새를 기르는 가정환경에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3년에서 지난달 3일까지 AI가 조류에서 인간으로 전염된 사례는 총 868건으로, 이 중 456명이 사망했다. 감염 증상으로는 눈 충혈과 가벼운 감기, 폐렴, 호흡곤란 등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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