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콜옵션 번복' 여진 남아…아시아 영구채 시장 불안 지속

입력 2022-11-3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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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국제금융센터)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콜옵션(조기상환) 번복 등으로 아시아 영구채 시장의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차환 발행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3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내년 아시아 시장에서 콜옵션 만기가 도래하는 외화 영구채 규모는 291억 달러(약 38조4958억 원) 규모로 나타났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콜옵션 위험을 재평가하게 되면서 차환 발행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앞서 이달 초 흥국생명은 2017년 11월 발행한 5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옵션 행사를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로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던 때였다. 흥국생명이 콜옵션을 연기하면서 한국 채권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도 무너졌다. 후폭풍이 커지자 흥국생명은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신종자본증권은 발행 만기가 30년 이상이고 만기에 연장이 가능해 영구채 성격을 갖는다. 대신 스텝업(Step-up) 조항에 따라 금리가 올라가기 때문에 통상 발행사들은 5년이나 10년 뒤에 콜옵션을 행사하는 게 불문율이다.

권도현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콜옵션 행사의 시장 관행과 미이행에 따른 평판 위험에도 불구하고 조달금리 급등이나 불안정한 발행시장 여건 등으로 인한 콜옵션 미행사 위험이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지난 9월에도 필리핀의 아얄라 코퍼레이션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만 해도 금리 변경 조항이 없는 영구채의 콜옵션 미행사 위험이 부각됐지만, 하반기 들이 금리가 치솟고 외화채 발행시장이 위축되면서 스텝업 조항이 있는 영구채까지 불안이 확산됐다는 것이다.

다만 권 부전문위원은 “영구채 시장 불안이 일반 선순위채 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작다”며 “재무 구조와 유동성이 양호한 기업들의 콜옵션 미행사 위험도 제한적이므로 영구채 시장 내에서도 신용도에 따른 차별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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