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전 정책 대전환 나서…노후 원자로 교체·수명 연장 모색

입력 2022-11-2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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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등 돌렸지만
안정적 전력 공급·탈탄소 위해 다시 원전에 손 뻗어
잃어버린 신뢰 회복, 인력 확보 등 갈 길 멀어

▲일본 다카하마 원자력발전소. 다카하마(일본)/AP뉴시스
일본이 원전 정책 대전환에 나선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벌어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 사태로 원전 신·증설과 재건축을 봉인해왔다. 그러나 에너지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탈탄소 양립을 위해 원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29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노후 원자로를 교체하고 원전 운전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경제산업성은 수십 년 된 원자로를 코어캐처가 장착된 시스템 등 보다 안전한 버전의 경수로로 교체할 계획이다. 코어캐처는 노심 용해 시 녹은 연료가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으로 보다 안전한 원자로라 할 수 있다.

원자로 교체를 위한 연구·개발(R&D)부터 건설,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을 감독하는 정부 지휘센터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경제산업성은 원전 교체를 위해 전력회사 등의 적극적인 참여와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이미 4개의 전력회사와 안전성을 강화한 경수로를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번 제안에서 재건축 외에 신형 원전 개발에 관해서는 향후 상황을 고려한다는 내용만 언급됐다.

원전 운전 기간 연장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접근하기로 했다.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안전심사에 합격할 경우 현행 상한선인 60년을 초과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심사를 통과한 원전은 최장 70년까지 연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일본에 있는 33개 원자로 중 2050년대까지 가동되는 원자로는 5개에 그친다.

일본의 태세 전환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에너지 공급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 일본은 에너지 공급이 줄고, 가격이 급등하자 수입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왔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탄소 배출은 줄여야 하는데, 에너지 위기가 언제 끝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자 다시 원전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다만 일본이 원전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그간 원전 산업이 힘을 잃었던 만큼 약화한 기술력과 인력을 보충해야 한다. 또 원전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자금을 확보하는 것도 문제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원전 건설에는 최소 10년의 시간과 5000억~1조 엔(약 4조7893억~9조5787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경제산업성이 제안한 방안이 모순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기존 원전 운전 기간이 연장되면 원전을 재건축하거나 새롭게 건설하려는 의지가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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