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머스크는 왜 ‘앙숙’이 됐나

입력 2022-11-29 16:04수정 2022-11-2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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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로고를 배경으로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8일(현지시간) 트윗을 통해 애플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과거에도 애플을 저격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CNBC방송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애플이 거의 모든 트위터 광고를 끊었다”는 트윗으로 애플을 겨냥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애플은 표현의 자유를 혐오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광고를 중단한 애플을 직격했다.

머스크가 애플의 트위터 광고 중단에 발끈한 이유는 그만큼 아쉬운 게 많기 때문이다. 트위터 매출의 절반가량이 광고에서 나온다. 올해 애플의 트위터 광고비는 4000만 달러에 달했다.

머스크는 잇달아 올린 트윗에서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트위터 퇴출도 위협했다”고 적었다. 앱스토어는 애플이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서비스로, 아이폰에 소프트웨어를 배포하는 유일한 통로다. 미국 스마트폰 유저의 절반 이상이 애플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앱스토어 퇴출은 트위터에 막대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머스크가 유료로 전환한 ‘트위터 블루’도 앱스토어를 통해 서비스된다.

애플이 퇴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고 머스크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지만, 콘텐츠 관리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 필 쉴러 애플리뷰 책임자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삭제했다. 필립 슈메이커 전 애플리뷰 책임자는 “애플이 트위터의 콘텐츠 조정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며 쉴러의 움직임에 대해 “공격하기 전에 자기 병사를 빼내는 것으로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팀 쿡 애플 CEO가 9월 16일 맨해튼 애플 매장에서 고객과 사진을 찍고 있다. 맨해튼(미국)/로이터연합뉴스

애플은 트위터가 자사 규정을 위반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애플 규정에 따르면 트위터처럼 사용자가 콘텐츠를 생산하는 앱의 경우 콘텐츠 조정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후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콘텐츠 조정 인력도 대폭 줄였다.

또한 앱스토어를 사용하는 앱 개발자는 일괄적으로 15~30%의 수수료를 애플에 내야 한다. 과거 에픽게임즈는 이용자 결제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부과하는 애플 결제 시스템을 우회하고자 자체 시스템을 구축했다. 애플이 해당 앱을 앱스토어에서 제거하면서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트위터가 비슷한 조치에 나설 경우 애플과의 갈등은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

머스크는 이날 30% 결제 수수료를 걸고 넘어졌다. 이를 ‘비밀 세금’이라 칭하며 전쟁을 선포했다. 머스크는 과거에도 애플의 앱스토어 수수료에 불만을 표시한 적이 있다. 애플이 전기차 생산 야망을 드러내면서 테슬라 직원을 고용하자 테슬라에서 해고된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며 ‘애플은 테슬라 무덤’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과거 ‘입씨름’과 비교해 머스크의 이날 전쟁 선언은 애플의 규칙에 작심하고 딴지를 걸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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