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마저 밀 공급 차질....글로벌 식량난 가중되나

입력 2022-11-2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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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동부, 폭우·홍수로 곡물 운반 막대한 차질
수확 속도도 느려져…곡물 입고량 50% 이상 감소

▲호주 시드니 인근 하든 지역에 카놀라 밭이 보인다. 하든(호주)/AP뉴시스
전 세계 주요 밀 수출국 중 하나인 호주에서 공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호주마저도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글로벌 식량난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폭우와 홍수로 인해 호주 동부 지역에서 밀 등 농작물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 일대에 몇 달간 이어진 호우로 도로가 물에 잠기거나 파손돼 재배된 곡물을 운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만 약 1만km에 달하는 도로가 폭우 영향을 받았다. 호주 빅토리아주 농민연맹의 엠마 거마노 회장은 “현재 상황이 완전히 끔찍하다”면서 “일부 도로는 중장비나 트럭이 진입할 수 없어 수확 작물이 있어도 갈 수 없다”고 말했다. 홍수 여파로 수확된 상당수 규모의 곡물이 가축 사료에나 쓰일 정도로 품질이 크게 저하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빅토리아주 긴급서비스(VICSES)가 15일 트위터를 통해 송출한 영상에서 도로 중간이 폭우로 무너져내려 있는 모습이 보인다. 출처 VICSES 트위터 캡처
블룸버그는 세계 주요 바이어들이 호주 풍작이 전 세계적으로 부족한 공급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상기후로 인한 공급망 타격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됐다고 지적했다. 농민단체들은 수확 시기가 임박해지자 정부로부터 화물차량 접근을 확보하기 위한 긴급 도로 보수 자금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철도 역시 홍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곡물 저장고와 호주 동부 항구를 연결하는 주요 노선이 이달 초 홍수와 그에 따른 화물열차 탈선이 겹치면서 몇 주간 폐쇄됐다.

물류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블룸버그는 폭우와 진흙으로 인해 수확 속도도 예년보다 느려졌다고 지적했다. 그레인코프에 따르면 이날까지 뉴사우스웨일스와 빅토리아주의 곡물 누적 입고량이 전년보다 각각 56%, 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컨설팅업체 에피소드3의 앤드루 화이트로우 이사는 “동부 지역 농민들은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기 전까지 판매를 꺼릴 것”이라면서 “잠시 지연되는 것이지 어느 순간 많은 곡물이 팔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폭우로 동부 지역 밀 수확에 차질이 발생하긴 했지만, 서부 지역은 작황이 좋아서 이를 상쇄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물론 서부 일부 지역에서도 비로 인해 수확이 느려지긴 했지만 대체로 풍년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호주의 올해 수확 시기 밀 수출이 26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대로라면 가뭄 여파가 컸던 2019~2020년 수출량의 3배에 달하는 규모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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