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나흘째…건설현장 '셧다운' 우려 확산

입력 2022-11-2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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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타설이 중단된 27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건설현장. (뉴시스)

화물연대 총파업이 나흘째 이어지면서 물류 운송 차질이 산업계 전반에서 빚어지고 있다. 건설현장의 경우 레미콘 타설을 하지 못해 월요일(28일)부터 ‘셧다운(작업 중단)’에 돌입하는 현장이 속출할 전망이다.

27일 본지 취재 결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전국 곳곳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화물연대 총파업 강행에 건설현장은 셧다운 위기를 맞았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전날 출하가 예정된 20만 톤 가운데 ‘10분의 1’ 수준인 2만 톤만 출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수도권 주요 출하 기지에선 출하가 전면 중단됐다.

시멘트 운송 차질로 레미콘 업계는 28일부터 전국적으로 생산 현장이 멈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굳지 않은 상태로 배송되는 콘크리트인 레미콘의 경우 최종 수요처의 적재 능력이 통상 이틀 정도라 건설현장도 연쇄적으로 멈춰 설 수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말이라 출하량이 거의 없는 부분을 고려했을 때 다음 주부터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며 “현재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 재건축 사업장의 콘크리트 타설도 중단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현장에선 콘크리트 타설 등 골조공사 이외에 다른 공정을 먼저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공사 기간이 늘어나 결국 입주 지연 등 사태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규모 건설 현장은 대형 현장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대형 건설사들은 파업 진행에 대비해 자재를 비축하고, 골조공사 대신 다른 공정을 먼저 진행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소규모 현장은 대응이 어려워 파업과 동시에 건설 현장이 멈춰 선 상황이다.

담당부처인 국토교통부도 건설현장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날 국토부는 파업 관련 브리핑에서 “시멘트 운송 차질로 레미콘 품귀현상이 발생하여 타격을 입는 건설현장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이번 주 초부터 현장 피해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나흘째 사태가 지속함에 따라 건설현장 등에서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고, 이번 주 초부터 철강 등 타 산업까지도 피해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화물연대와 정부는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첫 협상에 나설 예정이지만 양측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어 합의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확대 및 일몰제 폐지를 주장하는 가운데, 정부가 업무개시 명령 발동을 검토하며 연일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특히 시멘트·레미콘 등 피해가 큰 업종에 대해 선별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며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오는 29일 국무회의에서 업무개시명령이 심의·의결된다면 2004년 도입 이후 첫 발동 사례가 된다.

다만 의결 이후 차주 개개인에 이 명령을 전달하는 절차가 남아 있고, 운송 거부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는 점을 정부가 증명해야 하는 게 관건이다. 또 업무개시명령은 사실상 사문화된 조항으로 분류돼 실제 시행 시 위헌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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