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연준, 금리인상 속도 조절 시사…12월 빅스텝 실시 무게

11월 FOMC 회의록 “위원 대부분, 곧 속도 늦추는게 적절 판단”
“자이언트스텝 지속, 금융시스템 혼란 키워”
“인플레 여전해 최종금리에 집중할 필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이에 내달 중순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 대신 0.5%p 인상인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이 이날 발표한 11월 FOMC 회의록은 “위원 대부분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곧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통화정책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불확실한 시차가 이렇게 평한 주된 이유”라고 밝혔다.

회의록은 “일부 위원은 금리 인상이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는 데 필요한 수준을 넘어설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며 “또 일부는 0.75%p 인상을 지속하는 것이 금융 시스템의 불안이나 혼란을 증가시킨다고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원들은 경제에 미치는 위험의 균형이 이제 하방으로 치우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WSJ는 “연준이 약 40년 만에 최고 수준인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1980년대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려왔다”고 부연 설명했다. 앞서 연준은 이달 FOMC까지 자이언트스텝을 4회 연속 밟아 금리가 3.75~4.0%로 높아졌다. 올해 FOMC가 12월 13~14일 단 한 번 남은 상황에서 이번 회의록은 0.5%p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CNBC는 내다봤다.

▲미국 기준금리 추이. 단위 %. 23일(현지시간) 현재 3.75~4%. 출처 배런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달 초 연설에서 “0.5%p 금리 인상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주 연설에서 “연준이 인상 폭을 0.5%p로 줄이더라도 앞으로 몇 달 동안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연준의 임무를 이륙 후 적정 순항 고도를 찾는 조종사에 비유하면서 “금리가 높아질수록 인상 속도는 늦추지만 계속 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준은 인상 속도가 아닌 최종금리에 집중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회의록은 “위원들은 대중들이 추가 인상 속도보다는 연준이 금리를 어디까지 올릴지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며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예상보다 더 지속적이라고 평했다”고 전했다.

연준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대신 지금의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장기화하면 인상 횟수를 늘려 최종금리 도달점을 예상보다 높게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9월 FOMC 당시 공개된 점도표는 내년 말 금리 예상 중간값이 4.6%였다. 점도표는 연준 위원들의 금리 예상을 담은 표다. 12월 점도표에서는 금리 전망치가 5% 이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달 회의에서 점도표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일 FOMC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고용시장 강세와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를 감안하면 최종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기대에 이날 미국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올랐다. 다우지수가 0.28%, S&P500지수가 0.59% 각각 올랐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99% 상승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지수는 1.1% 하락한 106.08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