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인사이드] 車속에 숨은 숫자들…“이런 뜻이 있었네”

입력 2022-12-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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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ㆍ윈도 등에 고유 생산시기 각인
윈도 마크에 제품특성ㆍ생산 시점 나열
VIN에도 생산국ㆍ시기ㆍ공장 기호화

3만 개가 넘는 크고 작은 부품들이 모여 하나의 자동차가 완성된다. 이들 모두 10진법이나 12진법에 따른 숫자(알파벳 포함) 등으로 고유의 기호를 완성한다

이들 기호 안에는 생산 시점과 공장, 제품(부품)의 특징 등이 숨어있다. 심지어 보증기간과 범위를 명시한 부품도 있다. 그러나 완성차 회사, 그것도 해당 공정에 몸담지 않았다면 이들의 속내를 알 길이 없다.

이런 숫자의 비밀을 모르고 있어도 불편함은 없다. 신경 쓰지 않아도 일반적인 운전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 다만 결정적인 순간에 모르고 당하는 것과 알면서 이를 감내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자동차 회사에서 알려주지 않는, 자동차에 담긴 갖가지 숫자의 비밀을 파헤쳐 보자.

▲타이어 옆면에는 다양한 정보가 숨어있다. 사이즈는 기본, 생산공장과 생산 시점(4자리 숫자) 등이 표기돼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타이어 생산 시기 확인은 이제 기본

차종 다양화를 시작으로 고성능차까지 속속 등장하면서 이에 걸맞은 타이어도 다양해졌다.

타이어에 대한 운전자들의 일반적인 인식이 개선되면서 타이어를 고를 때 제조년월일을 살펴보는 일도 일반화됐다.

제조연월일을 따져야 하는 이유는 타이어에도 유통기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생산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난 타이어는 고무가 딱딱해지는 이른바 ‘경화’가 시작된다. ‘신발보다 싼 타이어’를 고르게 된다면 꼭 제조연월일을 확인해야 한다.

방법은 4자리 숫자의 확인이다. 타이어 옆면에 나온 4자리 숫자 가운데 뒤쪽 2자리는 제조연도, 앞 2자리는 몇 주차 생산임을 의미한다.

타이어가 경화될수록 노면과 맞닿아 발생하는 접지력은 비례해서 약해진다. 타이어 회사들이 일정 기간을 넘어선 재고를 미련 없이 폐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새로 나온 타이어가 좋은 것도 아니다. 고무는 일정 기간 온도변화를 겪으며 숙성을 거쳤을 때 가장 좋은 효과를 낸다. 통상 생산 이후 6개월 안팎의 타이어를 고르는 게 가장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윈도마다 모서리에는 인증마크를 포함한 다양한 정보가 표기돼 있다. 이니셜 T는 유리의 두께를 의미한다. 예컨대 4.5T라는 의미는 두께 4.5mm를 의미한다. 앞유리와 옆유리, 뒷유리의 두께도 각각 다르다. (게티이미지뱅크)

◇앞뒤 윈도에도 다양한 정보가 가득

차 유리의 모서리를 살펴보면 깨알 크기의 글씨로 다양한 정보가 새겨져 있다.

앞 유리와 옆 유리, 뒷유리 모두 정보가 제각각이다. 차의 특성에 따라 또는 안전장비의 여부에 따라 유리도 각각 다른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두께를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5.5T’라고 쓰여있는 유리는 두께가 5.5mm라는 뜻이다. 앞 유리가 가장 두껍고 옆 유리와 뒤 유리 두께는 이보다 약 1mm 얇다.

강화유리의 경우 ‘Tempered GS(탬퍼드 글래스)’로 표기돼 있다. 이밖에 지역별 안전기준을 통과했다는 인증마크도 붙어있다. 북미는 법규인증 번호가 쓰여있다. 유럽→E11, 중국→CCC 마크가 붙어있다.

운전자가 살펴볼 부문은 역시 제조 연월이다. 예컨대 ‘ㆍㆍㆍ22’로 표기돼 있다면 2022년에 생산한 자동차 유리다. 숫자 앞에 찍힌 점(ㆍ)은 제조 월이다. 점 3개가 찍혀있다면 2022년 전체 12개월 가운데 3개월을 뺀, 즉 2022년 9월 생산 제품이라는 뜻이다.

중고차를 고를 때에도 활용할 수도 있다. 차 전체 유리창 가운데 유독 한쪽만 제조시기가 다르다면 해당 부위에 사고 여부를 유추해볼 수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유리창을 교체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차대번호는 차종과 차체 생산방식 등에 따라 다양한 곳에 표기돼 있다. 물론 자동차 등록증에도 나온다. 차대번호를 살펴보면 생산국가와 공장을 포함한 다양한 정보가 나온다. 부식이나 자동차 사고 등으로 차대번호가 식별 불가능한 경우 자동차 정기검사에 불합격할 수 있다. (사진제공=쌍용차)

◇차 곳곳에 숨어있는 차대번호

자동차 역시 사람처럼 태어나는 순간부터 고유 번호를 지닌다. 이를 차대번호라고 부르고 영어권에서는 ‘VIN’이라고 부른다. VIN(Vehicle Identity Number)에는 이미 번호를 의미하는 알파벳 N이 포함돼 있으므로 “VIN 넘버”라고 부르는 건 잘못된 표현이다. 그냥 ‘VIN’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

VIN에는 17자리 숫자와 알파벳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가장 앞자리 기호는 생산국가로 우리나라는 알파벳 K로 구분된다.

뒤이어 제조사 기호의 경우 A는 아우디, B는 BMW, D는 메르세데스-벤츠(다임러)로 구분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M과 N이다.

이후 숫자는 승용(H)과 승합(J)에 따라 차종을 구분한다. 6번째 자리 숫자는 차의 도어 개수를 뜻한다. 2~5는 이름 그대로 2도어인지 또는 5도어인지 구분한다. 일반적인 세단은 숫자 4를 부여한다.

10번째와 11번째는 각각 생산연도와 생산공장을 뜻하는 알파벳이 따라온다. 가장 마지막 숫자 6개는 해당연도와 해당 차종의 생산 차수를 뜻한다.

◇차대번호가 바뀔 수도 있다고?

엄밀히 따지면 차대번호는 그대로지만 차에 각인된 고유 기호는 바뀔 수 있다.

일반적인 모노코크 보디의 승용차보다 보디 온 프레임 구조의 SUV가 주로 해당한다.

이들 가운데 프레임에 각인된 차대번호가 맨눈으로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뭉개졌거나 차체 부식으로 손상돼 있다면 이곳에 차대번호를 다시 새겨 넣어야 한다. 자동차 정기검사 때 차대번호를 확인할 수 없다면 재검사 사유에 해당한다.

이때는 교통안전공단 검사소에서 레이저를 활용해 차대번호를 다시 새겨 넣을 수 있다.

새로 각인하는 차대번호는 기존 번호와 같다. 그러나 이를 새로 각인한 교통안전공단 검사소 기호를 맨 앞에 추가해 새겨넣는다. 예컨대 Y, I 등의 기호를 추가하는 데 이는 각각 교통안전공단 용인 또는 인천검사소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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