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세우는 글로벌 전략] 김홍주 우리은행 캄보디아법인장 "인터넷뱅킹ㆍ생활플랫폼 강화로 '디지털뱅크 톱3' 도전"

입력 2022-11-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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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금융사ㆍ저축은행 인수합병
지난해 순익 규모 현지 7위 기록
경기악화 대응 위해 내부보강 중점

▲이투데이는 지난달 26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김홍주 우리은행 캄보디아 법인장을 만났다.

"캄보디아 디지털뱅크 톱3를 위한 작업을 진행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위한 내부통제도 함께 강화하겠다."

올해 1월 성공적으로 상업은행 출범을 마무리한 우리은행 캄보디아 법인이 '디지털뱅크 톱3' 달성을 위한 청사진을 내놨다. 김홍주 우리은행 캄보디아 법인장은 "모바일뱅킹과 디지털플랫폼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현지 직원 교육을 통한 내부통제 강화가 내년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2014년 캄보디아 여신전문회사(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를 인수하며 현지에 진출했다. 2018년에 저축은행(WB파이낸스)을 추가 인수해 사업 영역을 확장했고, 2020년에는 두 회사를 합병해 리테일 영업을 넓혔다. 지난1월에는 상업은행 본인가를 받아 캄보디아 우리은행을 출범했다.

우리은행은 캄보디아에 진출하면서 '3단계 상업은행 진출 전략'을 세웠다. △1단계 소액여신금융사 인수 △2단계 저축은행 인수해 현지 리테일 영업기반 확대 △3단계 이 둘의 합병을 기반으로 한 상업은행 전환을 계획했다. 3단계 상업은행 진출 전략을 마무리한 우리은행 캄보디아 법인은 2024년까지 디지털뱅크 톱3을 달성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정했다.

먼저 인력부터 늘렸다. 김 법인장은 "상업은행 인가를 받은 뒤 관리자 역할을 하는 국내 직원을 4~5명에서 10명까지 충원했다"며 "기존에는 소액금융업(MFI·MDI)에 치중했다면 상업은행으로 격상하면서 외환, 신용카드 사업들 기업대출, 디지털 관련 사업 등 관련 사업이 커져 전문인력이 필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캄보디아 법인은 자산 규모로 현지 12위다. 지난해 순이익 규모로는 순익 7위를 기록했다. 점포 규모는 138개로 10위 권이다.

김 법인장은 "디지털뱅크 톱3 달성을 위해 대면채널 신규상품과 메뉴 다양화를 통한 영업력 확대, 비금융생활 콘텐츠 제공을 통한 고객 록 인(Lock In), 결제 시스템(Payment) 강화를 통한 채널 경쟁력 확보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은행은 1~3단계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1단계는 개인 고객을 위한 모바일뱅킹과 기업고객을 위한 인터넷뱅킹 구축이다. 김 법인장은 "현재 모바일뱅킹은 KHQR 상품가입이 가능하도록 기반을 구축해 운영 중이고 회원사를 확장하고 있다"면서 "기업뱅킹은 내년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캄보디아 중앙은행은 지난 7월 KHQR 시스템을 공식 출범했다. KHQR 출범으로 각 은행별로 호환되지 않던 QR코드들을 통합했다. 송금인과 수취인이 각각 이용하는 은행이 다르더라도 타은행 송금에 따르는 별도의 수수료 없이 결제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김 법인장은 "올해 말까지 모바일뱅킹 앱 UI 변경과 생활공과금 납부 확대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고도화를 진행해 신규 고객의 온라인 계좌개설, 기존 고객의 예금 및 대출 상담 신청, 스마트폰을 이용한 입출금 등 은행의 영업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단계는 디지털플랫폼을 이용한 은행의 영업력 강화다. eKYC(전자 방식으로 고객 정보 확인)를 활용해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계좌를 개설하고, 대출상담을 영업점 직원과 직접 할 수 있다. 모바일ㆍ인터넷뱅킹에서 예적금, 신용카드 가입 등 상품가입도 가능하게 해 편리하게 은행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3단계는 데이터 기반에 둔 생활플랫폼 구축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행동패턴을 분석, 고객에게 맞는 금융상품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필요한 생활정보까지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성장과 함께 내실 다지기에도 사력을 다한다. 최근 캄보디아 경기가 악화되면서 무리한 성장보다는 이 기회에 내부통제, 직원 교육 등 내부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법인장은 "최근 캄보디아 경제 악화로 인해 내년에는 외형 확대보다는 내부통제 강화에 힘쓸 계획"이라며 "ATM 등 무인네트워크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캄보디아 GDP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 7%대의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다 2020년 -3.1%로 역성장했다. 주력사업인 봉제업, 건설 및 부동산, 관광업 등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업황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4%대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프놈펜지역 봉쇄조치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약화되면서 2%에 그쳤다. 신규건설사업도 작년 대비 8.2% 감소했다. 캄보디아 재경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적으로 승인된 신규건설사업은 총 1679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8.2%(150건) 감소했다.

김 법인장은 "건설·부동산, 관광 산업 자체가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이 안 되고 있어서 경기가 좋지 않다"며 "이 여파로 개인의 소득이 줄어들고, 자산가치가 떨어지면서 연체율이 좀 많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상업은행 전 소액대출기관(MDI) 때부터 연 자산이 40~50%씩 계속 늘어나는 등 고속성장을 해왔었다"면서 "내년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성장 부분에 대해서는 속도 조절을 하면서 이 기회에 내부통제나 직원 역량 강화 등 내부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29일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취임 후 첫 해외출장지로 캄보디아를 택했다. 당시 이 행장도 성장과 함께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했다. 김 법인장은 "당신 행장님께서 우리은행 해외 자회사 대표법인이 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성장뿐만 아니라 강력한 내부통제 제도를 구축하고, 캄보디아와 어우러져 성장할 수 있는 현지은행을 만들도록 당부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캄보디아 법인은 사기, 횡령 등의 범죄에 대해서는 내용과 징계를 규정상 명확히 하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직원들이 직접 현금을 만지는 행위를 최소화했다. 내부통제부문 역시 삼중체크하는 등 시스템적으로 나쁜 마음을 먹을 수 없도록 관리도 병행 중이다.

우리은행 캄보디아 법인은 디지털 강화를 위한 직원 교육과 함께 현지 인력 유치를 위한 노력도 추진 중이다. 현재 IT 인력은 80명이 넘는 수준이다. 추가로 확대하기 위해 국내 인력은 물론 현지 인력 발굴까지 나선 상태다.

김 법인장은 "지금 현재 각 직업학교, 특수학교, 대학교, IT 전문 학교들과 MOU를 맺고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우리은행 캄보디아 법인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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