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2029 동계올림픽은 사우디 사막에서”…‘네옴시티’의 꿈, 실화냐

입력 2022-11-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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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건설하는 스마트 도시 ‘네옴(Neom)’ 새로운 ‘미래’라는 뜻에 걸맞은 인류 최대의 첨단 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토피아를 연상케 하는 신도시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구축되기에 역사상 유례없는 거대 계획도시가 될 전망이다. 이 도시 건립을 놓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기업들이 들썩이고 있다.

▲거울로 만들어진 ‘네옴 시티’ 더 라인의 외벽의 모습(네옴 시티 홈페이지)

◇1400조 원 메가 프로젝트

네옴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끄는 2만6500㎢ 크기 초대형 신도시 프로젝트다.

석유 의존적인 사우디의 경제 구조의 한계를 탈피하고,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사업이다. 네옴이 세워질 곳은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 사막 한복판이다. 이곳에 거울 외벽으로 둘러싸인 170㎞ 길이 선형도시와 스키장을 비롯한 산악 관광단지, 바다 위에 떠 있는 산업단지를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지리적으로도 세계 무역의 거의 13%가 통과하는 홍해의 전략적 요충지이며, 전 세계 인구의 40%가 6시간 이내에 있어 국제 무역을 위한 글로벌 관문으로의 잠재성도 갖췄다.

네옴 프로젝트는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선형도시인 ‘더 라인(The Line)’, 부유식 산업단지 ‘옥사곤’, 스포츠 레저를 위한 ‘트로제나’ 등이다. 이 중 산악관광단지 트로제나는 2029년 동계 아시안게임을 유치, ‘사막에서의 동계올림픽’이라는 이색 풍경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네옴시티는 2017년 10월 빈 살만 왕세자가 프로젝트 구상을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2021년에는 네옴의 핵심인 선형도시 더 라인 계획을, 2022년에는 디자인까지 발표하며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이 계획이 발표된 초기,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빈 살망 왕세자의 뚝심으로 실현이 가시화하고 있다.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총 1조 달러(약 1336조 원)가 투입되고 도시 건설을 위한 사업비만 5000억 달러(약 66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우디 정부는 네옴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38만 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상 위에 건설되는 ‘네옴 시티’의 옥사곤을 하늘에서 본 가상의 조감도(네옴 시티 홈페이지)

◇尹 특명 “빈 살만을 잡아라”

‘네옴’의 최종 권한자인 빈 살만 왕세자가 17일 방한하며, 국내 산업계의 협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며 산업계 지원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빈 살만 왕세자와 접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담 주제는 정해져 있지 않았지만, 네옴시티에 우리나라 건설 기업들의 수주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사우디의 네옴시티 등 도시 인프라 개발부터 원전, 방산 등까지 자유롭게 격의 없이 얘기하는 형식이었다고 한다.

빈 살만 왕세자가 우리나라를 마지막으로 찾은 것은 2019년 6월로 3년 5개월 만에 다시 방한했다. 빈 살만은 재산이 무려 2조 달러(약 2800조 원)로 알려져 있고, 사우디 국왕의 아들로 국방장관을 거쳐 9월 총리직에 오른 상태다. 그에게는 재력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뜻에서 ‘미스터 에브리싱(Mr.Everything)’이란 별명도 따라 다닌다.

▲2029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네옴 시티’ 트로제나의 가상 조감도(네옴 시티 홈페이지)

◇재계, 네옴시티 건설 수주전 총력

신도시 건설에는 천문학적인 인프라 개발 비용이 투입된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인프라 건설, 정보기술(IT) 서비스 구축, 교통,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주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선 빈 살만 왕세자의 이번 방문을 기회로 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은 빈 살만 왕세자와 회동에서 각종 사업 현안을 놓고 논의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기선 HD현대 사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사우디 측으로부터 참석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미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을 구성해 더 라인 터널 공사를 수주했다. 현대차는 차세대항공교통(AAM)·로봇·자율주행, SK는 초고속 이동통신망·친환경 에너지, 한화는 태양광·도심항공모빌리티(UAM)·방위산업, CJ는 K팝을 중심으로 한 문화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력, 한국남부발전, 한국석유공사, 포스코, 삼성물산 등 5개사는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65억 달러 규모의 그린 수소 및 암모니아 생산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정밀화학은 고부가가치 정밀화학 제품 생산공장 건설에 대해 사우디 측과 협약을 맺을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가 최대주주로 있는 에쓰오일도 7조 원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 투자를 논의 중이다.

이 밖에도 빈 살만 왕세자는 그룹 회장들과 사우디 원전 개발, 조선·플랜트 사업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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