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억 계약금 소송' 아시아나, HDC현산에 승소…법원 "반환 의무 없어"

입력 2022-11-1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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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건설이 '아시아나 매각 무산'과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현산)과 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2500억 원대의 질권소멸통지 등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아시아나 측이 현산으로부터 받은 계약금을 돌려줄 의무가 없다는 판단이다.

1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재판장 문성관 부장판사)는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건설이 현산과 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낸 질권소멸통지 등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소장이 접수된 지 2년 만이다.

앞서 현산은 2019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자 현산은 인수 환경이 변했다며 재실사를 요구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현산의 인수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며 재실사 요구를 거부했다.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2020년 9월 최종 무산됐다. 두 달 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건설은 해당 인수전과 관련해 피고들이 인수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M&A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KDB산업은행 등에게 설정한 질권이 소멸했다는 취지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질권이란 채무자가 돈을 갚을 때까지 채권자가 담보물을 간직할 수 있고,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을 땐 그것으로 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수 의지가 없었던 현산의 태도 때문에 계약이 무산됐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이 제대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은 8차 변론까지 가며 계약 무산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렸다.

이날 재판부는 “원고들은 피고들에게 받은 계약금을 돌려줄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피고들이 계약금에 대한 질권이 소멸했다고 통지하도록 하고, 아시아나항공에 10억 원, 금호건설에 5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건설 측이 거래를 종결할 권한을 가졌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인수계약은 원고들의 해지통보로 적법하게 해지됐다”며 “피고들이 지급한 계약금은 인수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모두 원고들에게 귀속됐다”고 판시했다. 이어 “계약금 채무가 소멸해 존재하지 않고 또한 질권도 모두 소멸한 것”이라며 “결국 원고들의 처우는 모두 이유가 있어 인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현산과 미래에셋증권이 기존에 지불한 계약금 총 2500억 원은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건설에 귀속된다. 계약금은 아시아나항공이 2177억 원, 금호건설이 323억 원이다.

이번 선고 결과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측은 “재판부의 결정을 환영하며 당연한 결과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법원의 판단을 겸허히 수용해 향후 절차를 성실하게 이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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