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아이브 장원영·뉴진스 민지의 ‘소신’…4세대 아이돌이 수능 안 보는 이유

입력 2022-11-15 15:33수정 2022-11-1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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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장원영, 뉴진스 공식 인스타그램)

학업 대신 활동에 전념할래요!

최근 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 뉴진스 민지, 엔믹스 설윤·지니·배이 등이 2023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응시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들 모두 “학업보다 그룹 활동에 집중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는데요. 대학 진학에 적극적이었던 과거와는 사뭇 다릅니다. 무엇이 달라진 걸까요.

방송 활동 성과가 곧 대학 진학으로…특례 입학 논란도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연예인들의 특례 입학 의혹은 빈번했습니다.

별다른 시험 응시 없이 특기를 인정받아 대학에 입학하는 이른바 ‘특례 입학’은 본래 대입 전형의 다양화, 특성화 정신에 따라 교과 성적뿐 아니라 학생의 소질과 적성, 특기, 소양 등을 반영해 선발한다는 취지로 마련됐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특례 입학 연예인들은 대학 측이 공시한 지원 자격에 부합합니다. 예체능 계열의 경우 실기 비중이 높아 학과 진학에도 용이하죠. 그런데도 연예인 특례 입학에 아니꼬운 시선이 쏟아진 이유는 ‘형평성’ 때문입니다.

대학마다 나름의 타당한 특기자 전형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적(방송 출연, 음반 발매, 무대 공연 횟수 등)을 평가에 상당수 반영하며 연예인 지원자는 일반인 지원자와 비교했을 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됩니다. 또 실기와 면접 형태로 진행되는 전형의 기준이 모호해 ‘연예인 몰아주기’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일부 연예인들의 불성실한 수업 태도는 논란을 더 키웠죠. 스케쥴을 빌미로 지각ㆍ결석을 일삼아도 학점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부 대학에서는 연예인들이 학교 행사에 몇 차례 참여하면 출석하지 않고도 학점은 물론, 졸업까지 보장한다는 소문이 돌아 재학생들이 항의하는 일도 있었죠.

실제 밴드 씨엔블루 멤버 정용화는 2017학년도 전기 경희대 대학원 입학 과정에서 정식 면접에 참여하지 않고도 합격했다는 논란이 불거져 입학이 취소됐습니다. 2AM 멤버 조권은 2017학년도 1학기 석사학위 심사과정에서 비논문학위(졸업 공연) 심사 절차를 받지 않고 영상 제출 지시사항을 어겼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학위가 취소됐죠. 이 외에도 2019년 교육부 감사에서 동신대가 제대로 출석하지 않은 연예인들에게 학점과 학위를 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하이라이트 멤버 윤두준, 이기광, 비투비 서은광, 육성재 등이 학점 및 학위 취소 처분을 받았습니다.

▲(조현호 기자 hyunho@)

04년생들의 달라진 선택…“학업 대신 활동 집중해요”

대중의 질타를 감수하면서까지 학위를 취득하려 했던 과거 풍토와 요즘 연예인들의 행보는 확연히 다릅니다. 장원영, 민지 등 ‘4세대 아이돌’이 대학 진학에 큰 뜻을 두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K팝의 범위가 해외로 확대되며 스타들은 더 바빠졌습니다. 우선 이들은 컴백과 동시에 방송사의 음악 프로그램을 돌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유튜브 콘텐츠 등에 출연합니다. 요즘에는 ‘자컨’이라 불리는 소속사 측의 ‘자체 제작 콘텐츠’도 찍고 있죠. 월드 투어 등을 진행하며 해외 팬들 앞에서 공연도 펼치고, SNS와 팬덤 플랫폼 등을 통해 팬들과 활발한 소통도 합니다.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상황에서 학업까지 챙기기는 역부족입니다.

또 대학 진학 없이도 활동폭을 넓혀 활동하는 선배 연예인들이 많아지면서 ‘꼭 대학에 가야 한다’라는 관념이 흐릿해졌습니다. 일례로 한류를 대표하는 가수 보아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대학 진학을 포기했죠. 지금과 사뭇 달랐던 분위기 속에서도 보아는 ‘가수’라는 직업에 큰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한 방송에 출연해 대학 진학을 포기한 이유로 “대학에 가지 못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대신 그만큼 커리어가 쌓였다”며 “바쁜 활동 때문에 출석하지 않으면 ‘유령 학생’일 뿐이다.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학교는 가기 싫었다”고 소신을 밝혀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연예계 선배들의 좋은 사례가 늘어나면서 학벌에 대한 대중의 고정 관념이 깨지고, 아이돌 스스로도 가수·방송 활동 등 ‘본업’으로 사회 경험과 전문성을 쌓겠다는 의지가 굳건해진 것입니다.

과거 사회에서 대학 진학은 필수적 요소로 자리했습니다. 공부 역시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도구에 불과했으며, 학생들의 개성이나 자질 향상보다는 고득점을 향한 경쟁 구조가 강요됐죠. 그러나 아이돌들에게 이는 옛말이 된 듯합니다. 자신만의 길을 닦는 데 박차를 가하는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높아집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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