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한 지붕 두 가족…숙제 아닌 숙명

입력 2022-11-1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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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통합점포 앞세워 영업거점 유지
‘오프라인 네트워크’ 유지 위한 자구책
수입차 AS센터 한 곳서 두 브랜드 수리
중저가 브랜드 중심으로 서비스망 통합

▲수입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하나의 서비스 센터에서 두 곳 이상의 브랜드가 정비와 수리를 받는 새로운 형태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닛산 서비스센터의 모습. (이투데이DB)

편견을 걷어내면 의외로 쉽게 해답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브랜드를 위해 꼭 특화된 단일 매장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요. 가전제품 전문매장에서 삼성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을 모두 살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서울 서초지역의 푸조와 지프 서비스망 통합을 목표로 수입사와 협의를 진행 중인 KCC오토그룹의 한 관계자가 이같이 말했다. KCC오토그룹은 2000년대 초, 혼다 KCC를 시작으로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르쉐·재규어&랜드로버·닛산·인피니티 등의 공식 딜러로 활동하고 있다.

KCC오토그룹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생산과 판매 구조상 판매거점의 통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도 “다만 애프터 서비스망 통합에 대한 필요성은 이미 수입차 시장을 중심으로 시작됐고, 효과도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고자 서로 다른 브랜드의 수입차들이 하나의 정비·수리 서비스센터를 운영하는 ‘적과의 동침’이 시작되고 있다. 단 하나의 브랜드를 위해 하나의 오프라인 매장을 고집해왔던 수입차 시장에서 이전과 달리 통합 영업점, 서비스 센터 등이 속속 증가하고 있다. 아직 시행 초기 단계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향후 이 같은 변화는 해당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지붕 두 가족 전략의 출발은 가장 보수적인 분야인 은행권에서 시작했다. 그동안 금융권은 어느 지역이나 좋은 자리에 영업점을 거머쥐고자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인터넷 뱅킹의 발달로 하나둘 영업점을 옮기거나 폐점하기 시작했다. 갈수록 악화하는 점포 영업 환경에 적응하고자 은행들은 점점 임대료가 싼 2층으로 자리를 옮기다가 이제는 영업 거점의 총량을 줄이기 시작했다.

결국 영업거점 축소에 대한 금융 소외층의 반발이 이어졌고, 금융권은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예컨대 한 곳의 오프라인 영업점에서 2개의 은행이 영업하는 형태다. 이미 국민은행과 부산은행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통합 점포를 운영 중이다.

금융권만큼이나 변화에 인색했던 수입차 업계는 점증하는 수입차 물량에 맞춰 서비스 거점을 하나라도 확대하기 위해 통합 서비스센터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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