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렌즈] FTX 사태에 이더리움 커뮤니티가 샴페인 터트린 이유

입력 2022-11-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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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수혜자는 이더리움·바이낸스·폴리곤

▲이더리움 재단과 관련 유튜브채널 진행자 등 커뮤니티 일원들이 8일(현지시간) ‘디플레이션’을 축하하고 있다.(유튜브 채널 뱅크리스 쇼 영상 캡처)

글로벌 코인 시장이 FTX가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는 소식에 출렁였다. 하지만 파고 속에서 이더리움 재단 개발자와 커뮤니티 운영자들은 축포를 울렸다. 두달 전 ‘머지(Merge·병합)’ 업데이트 이후 수수료 소각량이 신규 공급량을 넘어서는 구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총공급량이 줄어드는 이른바 ‘디플레이션’ 자산이 됐음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거래량 급증에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축포

이더리움 커뮤니티가 디플레이션을 축하할 수 있었던 건 공교롭게도 FTX 사태로 전송 수수료가 폭등했기 때문이다. FTX 위기설이 돌며 매도세가 절정에 이르자, 이더리움 기본 수수료는 평소보다 37배 넘게 상승했다.

통상 코인 시장에서 대량 매도세가 나와 폭락이 나타나면, 담보 청산, 낙폭 확대 등으로 이어지는 재정거래(차익거래) 기회가 나오기 때문에 네트워크 전송량은 순식간에 늘어난다. 짧은 시간 전송량이 증가하면서 수수료를 끌어올렸고, 소각되는 물량을 증가시켰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지난달 9일을 기점으로 총공급량이 감소하는 상태로 돌아섰다. 당시 젠크립토라는 스테이킹 프로젝트의 네트워크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생긴 현상이었다. 젠크립토의 인기 하락으로 공급량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때쯤 FTX 사태가 터졌다.

이더리움 총공급량은 머지 업데이트 이후 여전히 증가된 상태였는데, 이번 사태 이후 총 5562이더(ETH·11일 오전 9시 45분 기준)가 감소했다. 연간 인플레이션율로 보면 0.0029%가 줄어든 셈이다.

▲바이낸스는 경쟁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위기로 세계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로이터연합뉴스)

FTX 이탈 고객들 바이낸스 유입될 듯

이더리움이 FTX 사태로 번진 수수료 폭등으로 디플레이션을 자축하는 사이, 바이낸스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FTX에서 이탈한 고객들이 대부분 바이낸스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바이낸스로선 FTX를 인수하면 사용자 100%를 흡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장 지배력이 독점적으로 바뀔 것이란 우려는 부담이었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최신 연구 보고서에서 “바이낸스가 FTX를 인수한다면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시장 독점과 관련해 규제 기관이 움직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바이낸스는 10조 원 이상의 인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로 지목됐다. 바이낸스 입장에선 FTX가 자연 도태될 경우 이탈 사용자들이 자신들에게 유입될 수 있는 뻔한 상황에서 굳이 인수를 추진해 독점 규제를 받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FTX가 이미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는 점도 치명적이었다.

한때 세계 최대 거래소였던 비트피넥스는 2016년 12만 개 비트코인 해킹 피해를 입고, 사용자들의 자산을 장기에 걸쳐 보상했다. 보상은 이뤄졌지만, 이미지 추락으로 상위권 거래소 진입을 못 하고 있다.

FTX가 고객 자산을 전액 돌려줄 수 있대 해도 바이낸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영광을 되찾기는 힘들어 보이는 이유다.

▲폴리곤은 FTX 사태 이후 시총 10위권에서 밀려난 솔라나의 자리를 꿰찼다.(폴리곤 홈페이지 캡처)

솔라나 자리 노리는 폴리곤

코인 커뮤니티엔 이더리움 주요 경쟁자들이 하나같이 좋지 못한 결말을 맞게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오스가 ‘이더리움 킬러’란 표어를 전면에 내세우며 흥행몰이했지만, 시가총액 49위(코인게코 기준)로 하락했고, 2017년 경쟁자로 자칭하던 퀀텀은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번 사태에선 솔라나가 추락했다. 솔라나의 주요 투자자였던 샘 뱅크먼-프리드(SBF) FTX 최고경영자(CEO)는 8월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저평가된 코인은 솔라나”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킷코뉴스 인터뷰에선 “솔라나는 이더리움과 경쟁하면서 가장 큰 디파이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초대형 거래소 CEO의 지지에 솔라나는 시가총액 5위 권 진입도 노릴 만큼 거침없이 성장했다. FTX가 거래소 사업으로 번 자금으로 솔라나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할 거란 믿음이 컸다.

하지만 최근 1년간의 계속 신저점을 경신할 정도로 내리막이다. 지난해 11월 6일 역대 최고점인 259달러(바이낸스 기준)에서 1년 사이 93.51% 하락해 17.02달러(11일 오후 2시 50분 기준)에 거래됐다.

솔라나가 주춤하는 블록체인 확장 플랫폼 폴리곤이 빈자리를 꿰찼다. 시총은 10위로 올라섰고 일주일 동안 코인(MATIC) 가격은 29.7% 상승했다.

폴리곤은 인스타그램과 대체불가토큰(NFT) 기능을 위한 협업을 진행 중이며, 월트디즈니와는 독점 디지털 수집품 관련 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딥 네일왈 폴리곤 공동 창업자는 트위터에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함께 매틱(MATIC)이 3대 코인으로 등극하는 날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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