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일 년 새 시총 1137조원 날린 메타의 이유있는 추락

입력 2022-11-0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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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플랫폼의 미국 현지 광고판.(AP뉴시스)

미국의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으로 여겨지던 메타플랫폼(옛 페이스북)이 6년 전 주가로 추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개인정보 강화 등 규제 환경 변화와 신사업 부진이 맞물려 실적이 쪼그라들자, 결국 수천명의 직원을 내보내기로 했다.

시총 10위권 빅테크 옛말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에 대부분 기업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메타의 하락은 특히 심상치 않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메타 주가는 96.72달러로 마감했다. 지난해 9월 1일 최고점(384.33달러)과 비교하면 1년 2개월여 만에 75% 급락했다. 이는 2016년 초 수준으로, 6년 상승분을 반납한 셈이다.

거듭되는 하락 속에 시가총액 10위권도 내줬다. 현재 메타의 시총 순위는 23위로 코카콜라보다 아래다.

시총 상위 1위부터 4위까지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 등 모두 정보기술(IT) 기업이 휩쓸고 있는데, 메타는 나홀로 추락했다.

메타는 지난해 11월 메타버스에 새 사업을 도모하며, 지금의 사명으로 바꿨다. 하지만 메타버스 관련 사업이 부진하며 1년 만에 시가총액이 8000억 달러(약 1136조8000억 원)가 증발했다.

메타버스 전진기지인 리얼리티랩스는 7~9월 매출이 지난해 3분기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2억8500만 달러(약 4069억 원)를, 영업적자는 26억3000만 달러(약 3조7500억 원)에서 36억7000만 달러(약 5조 원)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전체 실적도 급감했다. 메타는 올 3분기 매출 277억1000만 달러(약 39조5700억 원), 순이익 44억 달러(약 6조2800억 원)를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4% 이상 줄고, 순이익은 52% 감소했다.

▲미국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이던 페이스북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자산 순위 사이트 에셋마켓캡)

인기 시들고 악재는 쌓이고

주요 사업 부문인 페이스북의 인기도 사그라들고 있다. 한때 전 세계 10대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SNS였지만 점자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올 여름 미국 내 13~17세 청소년 13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페이스북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32%밖에 안됐다. 2014~2015년 조사 결과인 72%와 비교하면 절반도 채 안된다.

연령대와 상관없이 이용률이 가장 높은 플랫폼은 유튜브(95%)로 나타났다. 다음은 △틱톡(67%) △인스타그램(62%) △스냅챗(59%) △트위터(23%) △트위치(20%) △왓츠앱(17%) △레딧(14%) △텀블러(5%) 순이었다.

국내에서도 페이스북은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는 장으로서 이미지가 고착화하는 모습이다.

줄어든 인기에 비해 영업 환경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개인정보를 광고에 활용하던 방식에 제약이 걸리면서다. 애플은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14부터 사용자의 앱 이용 기록이나 위치 등의 수집을 못 하도록 했다. 애플에 이어 구글도 비슷한 정책을 도입했다. 사용 기록을 토대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던 페이스북엔 치명적인 조치였다.

게다가 각국 정부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도 문제다. 올해 초 프랑스 규제 당국인 국가정보자유위원회(CNIL)는 페이스북이 인터넷 서핑 기록을 담은 ‘쿠키’(작은 기록 파일)를 사용하겠다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다고 6000만 유로(악 81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2019년에는 미국 연방통상위원회(FTC)가 데이터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해 페이스북에 50억 달러(당시 약 5조 8955억 원)의 사상 최고 벌금 철퇴를 가했다.

▲AP뉴시스

실적 악화에 대량해고 추진

갈수록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에 메타는 결국 대량해고 카드를 꺼내 들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메타는 이번 주 내 대규모 해고를 진행할 계획이다. 9월 말 기준 메타의 직원 수는 약 8만7000명으로 이번 해고 규모는 수천 명 단위에 이를 전망이다.

WSJ는 메타의 해고 규모가 직원 절반가량을 줄인 트위터에 비하면 비율은 낮지만, 해고되는 인원수 자체는 그간 주요 빅테크의 감원 조치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일 것이라고 전했다.

대규모 해고 여파가 한국지사로까지 번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성장할 수 있는 일부 팀을 빼고 대부분 팀은 향후 1년 동안 규모가 유지되거나 더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여기(메타에) 있으면 안 되는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회사에 많이 있다”며 “우선순위가 높은 소수의 성장 분야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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