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리콘밸리 ‘최대 루저’는 메타·아마존…나란히 ‘시총 1조달러’ 클럽 탈락

입력 2022-11-0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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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주가 올해 72% 하락...주요 기술주 중 가장 낙폭 커
아마존, 2년 반만에 시총 1조 달러 밑돌아
부진한 실적 전망, 투자자 우려 부채질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나란히 올해 실리콘밸리의 최대 ‘루저(Loser·패자)’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타 주가는 올해 들어 72% 하락하며 미국 빅테크 기업에서 가장 최악의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메타 주가는 최근 급락에 대한 반발매수 영향 등으로 2% 반등했지만, 여전히 초라한 수준이다.

메타는 실적 발표 하루 뒤인 지난달 27일 하루 새 25% 폭락해 역대 두 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현재 메타 시가총액은 약 2524억 달러(약 358조 원)로 쪼그라들었고, 미국 상장기업 시총 순위 20위권에서도 밀려났다.

메타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가입, 미국 5대 기업에 이름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주가가 올해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시총이 무려 7300억 달러 증발했다.

아마존 역시 올해 부진의 굴레를 면치 못하면서 주가 역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아마존의 주가는 전일 대비 5.52% 급락한 96.79달러에 마감했다. 5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아마존은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42% 하락해 45% 하락했던 2008년 이후 최악의 해를 보내고 있다. CNBC는 아마존 주가가 올해 70% 넘게 급락한 메타에 이어 주요 빅테크 기업 중 두 번째로 낙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날 주가 급락에 아마존의 시총은 9860억 달러로 주저앉게 됐다. 아마존의 시총이 1조 달러 밑으로 떨어지게 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충격에 휩싸였던 2020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21년 11월 기술주 랠리 등에 힘입어 시총이 1조9000억 달러까지 육박했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두 회사 모두 지난주 발표한 실적이 시장 예상을 밑돈 것은 물론 4분기 전망도 부진해 투자자들의 우려를 부채질했다. 메타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하고, 순이익은 52% 급감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4분기에도 매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대로라면 3분기 연속 감소세다.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 정책이 올해 메타 광고 매출에 타격을 입힌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꿔가며 사활을 거는 메타버스에 대한 불확실성도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아마존은 3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15% 증가하며 4분기 만에 두 자릿수 성장률을 회복했지만, 시장 전망치는 밑돌면서 기대감에 찬물을 뿌렸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4분기 매출 가이던스(기업 전망치)도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1400억~1480억 달러로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551억5000만 달러)에는 한참 못 미쳤다. 알짜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예상보다 부진한 매출을 기록한 것도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키웠다.

시장에서는 기술주 섹터 전반에 이렇다 할 만한 상승 모멘텀이 없다는 점에서 당분간 메타와 아마존의 의미 있는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주요 기술주 대부분이 성장둔화를 겪고 있는 데다, 기준금리 인상 영향에 대한 우려로 올해 내내 압박을 받고 있다”며 “경제적 불확실성도 이들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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