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뒤덮은 멍…이태원 생존자가 전한 그날의 고통

입력 2022-11-0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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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구조된 생존자가 양쪽 다리 전체에 피멍이 든 사진을 공개하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이태원 생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 씨는 “저는 구조돼 살아있긴 하지만 돌아가신 분이 너무 많아 죄송하고 마음이 너무 무겁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끼어있을 당시 압박감이 어느 정도 강했는지 알려드리기 위해 제 다리 사진만 올려보겠다”며 자신의 다리를 찍은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사진 속 A 씨의 양쪽 다리는 발목부터 허벅지까지 피멍이 심하게 든 모습이다. 다리 앞보다는 양옆, 뒤쪽의 멍 자국이 심했다.

A 씨는 “넘어지지 않아서 밟힌 건 없고 오로지 앞과 뒤, 양옆 압박 힘으로만 이렇게 된 것”이라며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경찰 및 구조대분들 정말 한 명이라도 더 살리려고 노력하는 모습 내 눈으로 똑똑히 봤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A 씨의 사진을 보고 ‘압좌 증후군’을 우려하며 병원에 갈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압좌 증후군은 외부 물체에 의해 신체 조직과 혈관, 신경 등이 오랫동안 짓눌려 손상을 입어 발생한다. 산소 공급이 중단돼 근육세포 등이 괴사할 때 생성되는 칼륨이나 미오글로빈 등의 독성물질이 체내에 쌓이게 되고, 압박 상태가 풀리게 되면 이 독성물질이 한꺼번에 혈액을 따라 퍼지면서 심장 부정맥 등 급성 장기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A 씨는 “병원에 갈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많은 분이 걱정해주시고 힘이 돼주셔서 응급실 가서 검사받고 왔다”며 “큰 이상은 없다고 들었고 앞으로 외래진료 받으면 된다고 한다. 앞으로 감사하며 정말 착하게 살겠다”고 밝혔다.

한편 핼러윈을 앞둔 지난달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골목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대규모 압사 사고가 일어났다.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사망자는 155명, 부상자는 15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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