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에 친구 잃은 호주 청년…“정부에 버림받았다”

입력 2022-11-0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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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경기 동국대 일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사망자 추모 공간에서 병원 관계자가 헌화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태원 압사 사고로 친구를 잃은 호주 20대 남성이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호주인 희생자 그레이스 래치드(23)의 친구 네이선 타버니티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통해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타버니티는 지난달 29일 친구 그레이스의 24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이태원을 찾았다. 그는 “그레이스가 숨을 쉴 수 없다고 말했을 때 현장에 같이 있었다. 나는 내 친구 중 한 명의 손을 잡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타버니티에 따르면 그의 친구 3명 중 2명이 중태에 빠졌고, 그레이스는 사망했다.

타버니티는 “예방책 부족이 참사의 원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경찰과 응급서비스 인력이 부족했다”며 “아무도 도와주려고 하지 않았다. 나는 내 친구가 죽어가고 있는 동안 사람들이 사고 현장을 촬영하거나 노래 부르고 웃는 걸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사람들에게 ‘뒤로 물러서’라고 소리쳤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고 사람들은 죽어갔다”며 “경찰이 도착하기까지 30분, 지원인력이 투입되기까지 1시간이 걸렸으며 구조대가 오기까지는 더 오래 걸렸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에게 심폐소생술(CPR)을 받는 사람들이 바닥에 누워 있었다”고 전했다.

타버니티는 이태원 압사 사고 피해자들을 “정부에 버림받은 사람들”이라고 표현하며 “많은 사람이 몰릴 걸 예상했다면 왜 대비하지 않았냐”고 일침을 가했다.

호주 9뉴스 등 현지 매체는 사망자 래치드의 가족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영화제작사에서 일하던 ‘밝은 미소의 천사’ 같은 사람이었다고 전하며 애도를 표했다.

한편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1일 오후 11시 기준 이태원 참사로 인한 사망자는 1명 늘어 총 155명이다. 추가 사망자는 20대 여성으로, 중상으로 치료받던 중 숨졌다. 경상자 4명도 추가로 확인돼 부상자는 152명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중상은 30명으로 확인됐다. 총사상자는 307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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