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조용한 취임' 이유

입력 2022-10-27 17:04수정 2022-10-2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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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오랜 기간 총수 역할…개인 성품 영향 시각도

▲이재용 삼성전자 신임 회장이 27일 서울 서초동 법원을 나서며 취임 소감을 전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했다. 본격적인 '이재용의 뉴삼성 시대'의 개막이지만 삼성 차원의 별도의 행사나 취임사가 없어 눈길을 끈다. 당장 부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은 1987년 12월 1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2의 창업'을 선언한 것과 비교된다.

삼성전자는 27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 승진 안건은 사외이사인 김한조 이사회 의장이 발의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별도의 행사나 취임사 발표 없이 예정됐던 계열사 부당 합병·회계 부정 의혹 사건의 1심 재판에 출석했다. 애초 재계에선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에 뉴삼성 메시지와 함께 이 회장의 승진 기념식 등이 열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이 회장은 오전 재판 후 기다리던 취재진에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이어 "제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면서 "많은 국민의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이 회장의 '조용한 취임'을 두고 재계에선 여러 관측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은 2014년 부친이 쓰러지신 이후 실질적으로 삼성을 이끌어 오는 등 이미 총수로서 경영 활동을 하고 있는데 별도의 취임 관련 메시지나 행사를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어색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이 회장은 △미래 성장사업 선정 및 육성 △조직문화 혁신 △노사관계 선진화 △청년 일자리 창출 △CSR 및 상생 프로그램 강화 등을 주도하며 삼성을 이끌어 왔다. 삼성의 대규모 투자 및 채용 계획 등 10~20년 후 삼성 미래 먹거리를 위한 준비도 이 회장 주도로 진행돼 왔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계열사를 두루 다니며 임직원과 소통하고 회사별 미래 사업을 점검하는 등 오랜 기간 삼성의 총수로서 활동해왔다"며 "전에 없던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도 아닌데 취임 메시지 등을 내는 것은 현재 삼성의 상황에서는 부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내외적으로 인플레이션 등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형식에 매달리는 것을 싫어하는 이 회장 개인의 성품 등도 '조용한 취임'의 배경이라는 시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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