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정책팀, 싹 갈린다…고위인사, 대거 당 지도부서 탈락

입력 2022-10-2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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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총리부터 부총리, 인민은행 총재 등 중앙위원서 제외
시진핑 최측근 리창, 차기 총리 사실상 내정
허리펑 NDRC 주임, 류허 부총리 뒤 이을 듯
차기 인민은행 총재로는 이후이만 증감위 주석 거론

▲허리펑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이 지난해 3월 5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허리펑 주임은 류허 부총리의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중국)/신화뉴시스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마친 중국에서 최고지도부와 더불어 경제정책팀도 전면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집중하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달리 경제성장을 강조하던 리커창 총리가 물러나고 그 자리에 시 주석 최측근인 리창 상하이시 서기가 사실상 내정된 데 따른 것이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를 필두로 류허 부총리와 이강 인민은행 총재, 궈수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 주석, 류쿤 재정부장 등 경제와 금융 관련 고위 인사들이 당대회 폐막과 함께 공개된 당 중앙위원과 후보위원 명단에서 제외됐다.

새 경제정책팀의 윤곽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열리는 내년 3월에야 한층 명확해질 전망이지만, 중앙위원이나 후보위원에 들지 못했다는 것은 이들 인사가 내년 3월엔 은퇴할 것임을 의미한다.

현재 리창 서기가 차기 총리로 사실상 내정됐다. 당대회에서 중앙위원에 오른 리 서기는 이날 열린 제20기 당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20기 1중전회)에서 최고지도부인 7명의 상무위원에 포함됐으며 서열은 시 주석에 이어 2위였다. 블룸버그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총리직은 상무위원회 서열 2위나 3위 몫이었다”고 설명했다.

리창 총리 내정자를 필두로 한 차기 경제정책팀은 시 주석의 과거 정책을 유지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후이펑 그리피스대 아시아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시 주석이 경제에 대해 많이 우려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시점에서 배를 흔들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새 경제정책팀이 개혁과 개방에 주력할 것을 기대하지만, 당장은 산업과 사회의 통제라는 기존 정책의 연속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리 서기의 경우 시 주석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군말 없이 따르던 인물로, 올해 초엔 2500만 명이 머무는 상하이시에 혹독한 봉쇄령을 내려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고 대중들의 시위를 촉발한 이력이 있다. 시민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그의 정치적인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시 주석의 총애를 받으며 상무위원에 포함되면서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다만 이 같은 이유로 일각에선 차기 총리가 실권 없는 허수아비가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이후이만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이 지난해 11월 15일 베이징증권거래소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후이만은 차기 인민은행 총재로 거론되고 있다. 베이징(중국)/신화뉴시스
새로운 경제정책팀 인사로 시 주석의 오랜 친구로 알려진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주임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이번 당대회에서 중앙위원에 포함되면서 ‘경제 차르’로 불려왔으며 미·중 무역협상을 주도해 서방에서도 잘 알려진 류허 부총리의 후임이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의 빅터 시 정치학 교수는 “허리펑은 친성장주의자로 그의 기용은 단기적으로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이 이미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인민은행 차기 총재로는 이번에 중앙위원에 포함된 이후이만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 주석이 꼽히고 있다. 그는 이번 당대회에서 후보위원에서 중앙위원으로 승격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인융 베이징시 부시장도 인민은행 총재 후보로 거론했다.

다만 인민은행 인사의 경우 중앙위원 명단 제외가 은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과거 저우샤오촨 전 총재는 2012년 명단에서 제외되고도 이듬해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 자리에 오르고 인민은행 총재 자리도 2018년까지 유지했다. 다만 이강이나 궈슈칭은 정치적 위상은 저우 전 총재에는 못 미쳐 중앙위원에서 탈락한 지금 공직을 이어갈 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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