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한' 이건희 2주기…변화 앞둔 삼성, 내주 이사회 주목

입력 2022-10-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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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선영에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들 모여 조촐하게
이 부회장 회장 승진, 콘트롤타워 복원 등 논의 가능성

(조현호 기자 hyunho@)

2020년 10월 25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한 지 2년이 지났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25일 이 회장 2주기 추모식은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과 사장단 일부가 참석한 가운데 간소하게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가는 지난해 1주기 추도식도 가족들이 모여 조촐하게 진행했다.

삼성은 공식적인 행사를 자제하고 임직원들이 개인적으로 고인을 기릴 수 있도록 내부 시스템에 온라인 추모관 등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아직 일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며 "2주기가 임박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포스트 이건희' 시대, 삼성은 대대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 당장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콘트롤타워 재건 등 뉴삼성으로 가는 길목에서 커다란 관문을 마주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8월 15일 광복절 특별사면에서 복권된 이후 왕성한 대내외 활동을 펼치며 총수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이 부회장은 복권 직후 삼성전자 기흥ㆍ화성 캠퍼스를 방문해 직원 간담회를 열었고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삼성SDS, 멕시코ㆍ파나마 법인, 삼성생명,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 등을 찾았다. 이달 12일에는 2기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위원들과 첫 대면하는 등 준법 경영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조만간 회장 승진을 통해 책임 경영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승진 시기는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 12월 사장단 정기 인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이 쓰러진 2015년부터 삼성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온 만큼 회장 승진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회장 승진은 콘트롤타워 복원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옛 미래전략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안 좋은 여론을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절차상 어려움은 없다. 회장은 상법상 직함이 아니어서 사내 주요 경영진이 모여 결정하면 된다. 재계는 27일 열리는 삼성전자 이사회를 주목하고 있다. 3분기 사업 성과 등을 공유하는 정례 이사회이지만 시기적으로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과 콘트롤타워 복원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통상 12월에 단행되는 올해 삼성 사장단 인사와 조직 개편도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사장단 인사에서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 경계현 DS부문장(사장) 등 50대의 젊은 최고경영자(CEO)로 세대교체를 했다. 올해 정기인사를 앞두고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이 돌연 사퇴한데 따른 인사폭이 커질 수 있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국가 숙원사업인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지원 활동을 하는데 부회장과 회장 직함이 주는 무게감은 다를 것"이라며 "이번 연말이 삼성에 정말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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