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푸드테크기업 식신 “음식과 사람, 공간을 연결합니다”

입력 2022-10-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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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초 위치 기반 SNS 씨온(현 식신)으로 2008년 서비스 개시
■ 점심시간 피크 시간대에는 최대 15만 명까지 몰려
■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연결’... 한국의 '트립어드바이저' 꿈꿔”

▲지난 14일 오후 3시 찾은 강남 본사에 위치한 식신 본사 사무실. (출처=정회인 기자)

“업데이트 완료됐습니다”

“어 왜 안 되지? 다시 해볼게요”

지난 14일 찾은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푸드테크기업 식신 본사. 수많은 회사가 밀집한 오피스 지역인 이곳에서 직장인들의 점심식사를 책임지는 모바일 식권이 탄생한다. 직원들의 책상에는 가로 50cm, 세로 20cm 성인 몸통만 한 대형 모니터들이 많게는 4개까지도 올라와 있다.

100평 남짓의 널찍한 사무실 공간이지만, 책상마다 듀얼모니터와 노트북을 동시에 최대 4개까지 두고 작업 중인 탓에 내부는 모니터 등 여러 전자기기가 내뿜는 열기로 가득했다. 모니터 화면에 촘촘히 나열된 영문 코드들은 키보드 위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직원들의 손길에 짜 넣어지고 있었다.

▲안병익 식신 대표가 회사 소개를 하고 있다. (출처=정회인 기자)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는 ‘연결’입니다. 이곳에서 소비자, 직장인, 사용자, 식당 간의 정보를 공유하고 홍보하는 어플이 탄생합니다”

안병익 식신 대표는 사무실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집이 있어도 그 집을 알지 못하면 사람들은 방문할 수 없다. 사용자나 소비자 입장에서 정말 좋은 데 가서 소비를 하고 싶지만, 그게 연결이 되지 않는다면 저희가 직접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했다.

식신은 국내 최초 위치 기반 SNS 씨온(현 식신)으로 2008년 서비스를 개시했다. 초기에는 사용자들이 게임처럼 자체적으로 발도장을 남기는 위치기반 서비스로 버거킹, 도미노피자, 할리스커피 등 몇몇 소수 외식 브랜드들과 소셜 마케팅을 진행했다. 안 대표는 “이때 장소가 60만 건 정도, 리뷰가 1억5000만 개 등록됐다”라고 설명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장소는 식당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안 대표는 “식당을 중점적으로 분석하다 보니 임직원들이 식당에서 매번 번거롭게 장부를 작성하고, 종이 식권을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를 보고 앱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식신 모바일 'e-식권' (출처=식신)

‘식신 e-식권’은 식신의 대표 사업이다. 2022년 10월 현재 현대제철, 넥슨, KG이니시스 등 22만 명의 직장인들이 사용 중이다. 고객사도 2019년 260개 2020년 350개 2021년 500개 2022년 799여 개로 매년 성장 중이다. 2019년부터 편의점까지도 가맹점을 확대해 지난해 기준 5만 개 간접 가맹점을 운영 중이다.

식신의 주력사업인 ‘온라인 식권’은 물류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최대 크라우드 소싱 기반인 식권 플랫폼 서비스는 이용자들의 방문과 기록 내역을 바탕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배달 포스, 배달 어플, 수수료 등 물류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은 이익을 내기 어렵다는 뜻”이라며 “물류비용이 들지 않아 이를 통해 이익을 내고 성장하기 유리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직장인 약 1836만 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평균 점심 식사비(구내식당 포함)는 지난해 4분기(6000원대 후반)와 비교했을 때 올해 2분기 8000원대로 약 20% 뛰어올랐다. 연간 식대로 확장하면 연 27조 원 규모다.

매일 점심시간이면 식신에 등록된 22만 사용자 가운데 평균 10~15만 명이 몰린다. 직장인 약 100명 중 한 명은 점심시간마다 식신 어플을 켜고 점심식사를 결제하는 셈이다. 점심시간 피크 시간대인 오전 11시 40분~낮 12시 20분 사이에는 최대 15만 명까지도 가장 많은 이용자가 몰린다는 설명이다.

최근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묻자 대표는 “3년 전 점심시간, 어플에 오류가 발생한 적이 있다. 직장인들이 잔뜩 몰리는 시간대에 오류가 발생해서 난리 통이었던 기억이 아직도 아찔하다”라며 “그때 이후로 데이터를 분산 저장해두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사고가 발생해도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되어 있다”라고 답했다.

▲서울 내 강남역, 삼성역, 광화문, 성수 등 실제 장소와 연동된 가상공간 '트윈코리아' (출처=식신)

▲실제 지역을 셀 단위로 나누어 사용자들에게 판매한다. (출처=식신)

지난 6월에는 메타버스 서비스 ‘트윈코리아’를 확장했다. 트윈코리아는 실물경제와 연동된 외식 특화 공간 메타버스다. 3000여 평의 현실 공간을 지도 위 가로, 세로 길이 각 100m 크기의 셀로 구분해 각각의 주인인 ‘셀 오너’를 배정한다. 셀 오너는 각자 분양받은 셀 공간에서 발생하는 맛집 리뷰, 공간 방문에 따른 수수료를 얻을 수 있다.

안 대표는 “메타버스라고 아주 새롭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식신의 1억5000만 체크인을 기록한 위치기반과 100만 개 리뷰가 등록된 식신 서비스를 바탕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했다. 실물경제와 연동된 메타버스”라고 말했다. 현실에 존재하는 구역을 메타버스 속 공간으로 구현해 이용자들이 실제 물리적 공간에 위치한 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현재 식신 어플은 해외 맛집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오는 4분기 중에 P2P거래소 서비스를 차례로 오픈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해외 도시별로 상하이, 도쿄, 북경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시가총액 10억 달러를 넘긴 메타버스 대표 플랫폼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 MANA), 더 샌드박스(The Sandbox, Sand)와 같이 해외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식신의 목표는 한국의 '트립어드바이저'다. 트립어드바이저(Trip Advisor)는 회원들의 평점과 리뷰를 바탕으로 전 세계의 맛집, 관광명소, 숙박 등을 소개하는 글로벌 최대 여행플랫폼이다. 안 대표는 "지금이 모바일에서 메타버스로 진화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라며 "식당과 사용자를 연결해 식당은 매출을 내고, 사용자는 좋은 정보를 전달받는 것이 핵심"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IBK캐피탈, HB인베스트먼트 등 기관투자자(96억), CEO(51억) 등을 합산해 194억 원(주당 약 2만 원)이다. 대표 사업모델인 모바일 식권, 미래 사업 모델로 메타버스를 활용해 코스닥 상장을 위한 사업모델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안에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마치고 내년 1분기 이내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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