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푸틴’ 베를루스코니, 녹취 공개에 파문...“전쟁은 젤렌스키 때문”

입력 2022-10-2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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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차기 총리 후보’ 벨로니, 선 긋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의회 개원일에 열린 상원의장 투표에 참석하고 있다. 로마(이탈리아)/AP뉴시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6) 전 이탈리아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한 녹취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 있다는 말한 내용이 추가로 공개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현지 뉴스통신사 라프레세는 이날 추가 공개한 녹취를 공개했다. 해당 녹취에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자신이 이끄는 전진이탈리아(FI) 소속 의원들에게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끝없는 전쟁으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우크라이나 정부를 정직하고 분별 있는 사람들로 교체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들어갔다”며 “하지만 서방의 돈과 무기를 지원받은 우크라이나군의 예상치 못한 저항으로 인해 2주면 될 줄 알았던 (특별 군사) 작전이 200일 넘는 투쟁이 됐다”고 말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이탈리아 차기 정부의 핵심 인물 중 하나로 대표적인 친러시아·친푸틴 인사로 꼽힌다. 3차례나 총리를 역임한 그는 이번 총선에서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지휘하는 이탈리아형제들(Fdl) 등과 우파 연합을 결성해 지난달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9년 만에 상원의원에 복귀했다.

앞서 라프레세가 전날 공개한 녹취에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푸틴 대통령과 선물을 주고받은 내용이 담겼다. 그는 FI 소속 의원들에게 “내 생일에 푸틴 대통령이 보드카 20병과 매우 다정한 편지를 보냈다”며 “나도 람부르스코(레드 스파클링 와인) 20병과 똑같이 다정한 편지로 화답했다. 난 그의 진정한 친구 5명 중 제일로 꼽혔다”고 말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생일은 9월 28일로 이탈리아 총선 나흘 뒤였다. 그는 “나는 푸틴 대통령과의 관계를 되살렸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발언으로 곧 새 내각을 출범시킬 우파 연합이 혼란에 빠졌다고 전했다.

차기 총리가 유력한 멜로니 Fdl 대표는 이번 논란에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멜로니 대표는 자신이 총리가 된다면 외교정책에 있어서 어떠한 모호함도 없이 유럽연합(EU)와 함께 러시아에 강경한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FI는 해당 녹취가 공개된 이후 푸틴 대통령과 접촉을 재개했다는 녹취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으며,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입장은 유럽, 미국과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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