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 뺨맞은 바이든, 중간선거 앞두고 전략비축유 카드 또 만지작

입력 2022-10-1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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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만 배럴 전략비축유 추가 방출
3월 승인 전략비축유 가운데 마지막 남은 물량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민심 달래기용 비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주유소에 가격이 표시돼 있다. 샌프란시스코(미국)/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전략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할 예정이다.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이달 초 큰 폭의 감산에 합의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내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물가로 악화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성격도 강하다. 국가 위기 시 사용해야 할 전략비축유를 선거용으로 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오는12월 약 15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한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올 3월 방출을 승인한 전략비축유 1억8000만 배럴 가운데 마지막 남은 물량을 모두 푸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산유국의 감산 합의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진 가운데 나왔다. 지난 5일 OPEC+는 내달부터 하루 200만 배럴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산이다. 러시아는 유럽이 가격상한제를 도입할 경우 추가로 감산하겠다고 위협에 나섰다. 공급 불안이 커지면서 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가정보서비스(OPIS)에 따르면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한 달 전보다 갤런당 17센트 더 비싸다.

유가가 물가를 밀어올리면서 높은 인플레이션에 지친 유권자는 바이든 정권에 등을 돌리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최근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인플레이션 주범으로 기름값을 꼽았고, 경제 상황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위기감을 느낀 바이든 정권이 최후의 수단으로 전략비축유 방출을 결정한 셈이다.

국가 위기 시 사용해야 할 전략비축유를 선거용으로 활용한다는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시장 불안을 잠재우고 고유가 파고를 넘기 위해 전략비축유를 활용했다. 전쟁이 길어지고 지정학적 우려가 커지면서 전략비축유를 야금야금 사용하다보니 전체 비축분 7억1400만 배럴 가운데 60% 정도만 남아 있다. 이는 40년래 가장 적은 수치다.

공화당을 포함해 일각에서는 바이든 정권이 정치적 목적에서 전략비축유를 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 관계자는 “전략비축유가 아직 4억 배럴 남아 있다”며 “매우 책임 있게 사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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