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미국판 당근마켓’ 삼킨 네이버…논란 끝에 결국 맞았다?

입력 2022-10-1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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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점의 저점을 반복하던 네이버가 반등에 성공했다. 14일 네이버는 장중 전 거래일 대비 8500원(5.36%) 상승한 16만7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연일 신저가를 갈아 치우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2조에 인수?”…논란의 서막, 다사다난 네이버

(연합뉴스)

주가에 훈풍이 불기까지 네이버는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냈다.

논란의 서막은 포쉬마크 인수 발표부터다. 4일 네이버는 미국 온라인 중고 패션 플랫폼 포쉬마크를 16억 달러(약 2조3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목적은 미국 커머스 시장 진출. 포쉬마크는 일명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8000만 명이 넘는 이용자 대다수가 젊은 세대다. 이에 이번 인수는 커뮤니티 기반의 글로벌 커머스를 구축하려는 큰 그림의 일환으로 풀이됐다.

문제는 고가 인수 논란이 벌어졌다는 점이다. 이번 인수는 국내 인터넷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그러나 포쉬마크는 적자 기업으로, 올해 1·2분기에 각각 1400만 달러(197억 원), 2300만 달러(328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제 침체도 문제였다. 성장이 둔화하고 영업적자를 기록 중인 포쉬마크를 사상 최대 규모의 M&A로 인수하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포쉬마크에 뚜렷한 수익성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다소 비싸게 인수한 것 아니냐는 시장의 의심만 켜졌다.

주식 대량 매도에…네이버는 ‘와르르’, 포쉬마크는 ‘껑충’

(게티이미지뱅크)

네이버 임원의 주식 대량 매도 사건은 인수 논란에 불을 지폈다. 11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네이버 일부 임원들이 포쉬마크 인수 발표를 앞두고 보유 지분을 대량 처분했다.

네이버 측은 주식 매도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대금 대출 상환 등을 위한 것이라며 포쉬마크 인수와의 연관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시장의 비난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포쉬마크 인수라는 악재가 덮치기 전, 주식을 대량 매도해 이른바 ‘먹튀’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그렇게 네이버와 포쉬마크의 주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네이버는 포쉬마크 인수 발표 당일 주가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뒤 연일 연저점을 갈아치웠다. 반면 포쉬마크는 네이버의 인수 발표 직후 나스닥 시간 외 거래에서 14% 이상 급등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혁신기업 선정…포쉬마크를 품은 네이버의 ‘선견지명’?

(게티이미지뱅크)

탈 많던 네이버의 인수 발표는 포쉬마크가 혁신기업에 선정되면서 재평가되기 시작했다. 14일 네이버는 포쉬마크가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춘이 선정한 '세상을 바꾸는 혁신기업'에 48위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포춘은 포쉬마크에 대해 "친환경 중고 패션 거래를 위한 대표적인 플랫폼 중 하나로, 2억 개 이상의 상품이 (포쉬마크) 플랫폼에서 거래 중"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간밤 국내 기술주에 영향력이 큰 나스닥 지수가 상승 마감하자 이날 네이버를 향한 반등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전문가들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네이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단기실적에는 부담 요인이나 인수 이후 시너지 통해 포쉬마크의 탑라인 성장성이 재확인된다면 멀티플 상향 요인이기도 하다”며 “내년도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됨을 고려한다면 중장기적인 주가 상승의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과연 네이버의 미래는 반등일까 반락일까. 하반기 네이버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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