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중은행이 가상자산(암호화폐) 취급 업무를 개시하고, 구글이 클라우드서비스의 결제 도입 등 가상자산 활용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뉴욕멜론은행(BNY 멜론)이 11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취급 업무를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로써 BNY 멜론은 전통적인 투자 자산과 디지털 자산을 같은 플랫폼에서 관리하는 최초의 미국 대형 은행이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의 초대 재무장관인 알렉산더 해밀턴이 200여 년 전 설립한 BNY 멜론은 다른 금융기업들의 자산을 보관·관리하는 수탁은행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로 꼽힌다.
지난해 2월 디지털 가상자산 취급 방침을 처음 밝혔던 BNY 멜론은 최근 뉴욕 금융규제당국으로부터 엄선된 고객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취급할 수 있다는 허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BNY 멜론은 가상자산의 접근과 이체에 필요한 키를 보관하고, 펀드매니저들에게 주식, 채권, 원자재 선물 등 기존 자산에 대해서 제공한 것과 똑같은 서비스를 가상자산에 대해서도 제공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디지털 자산 저장을 위해 가상자산 관리·이체·결제 플랫폼인 파이어블록과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했고, 가상자산이 은행까지 오는 경로를 추적·분석하기 위해 블록체인 분석업체인 체이널리시스의 소프트웨어도 사용한다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이날 발표는 전통의 은행이 가상자산 업계를 합법적 시장이자 새로운 수익원으로 인정했다는 의미를 지닌 중대한 이정표라고 WSJ은 평가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가상자산 시세 급락으로 시가총액이 2조 달러 증발하고 다수의 관련 기업들이 무너져 투자자 보호 강화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이기도 하다.
BNY 멜론의 지난 8∼9월 기관투자자 27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1%가 현재 포트폴리오에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고, 15%는 향후 2∼5년 내에 가상자산을 보유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과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 글로벌이 구글 클라우드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구글과 코인베이스는 코인베이스의 결제 플랫폼을 이용해 암호 화폐로 클라우드 서비스 비용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할것이라고 공동발표했다.
또 코인베이스는 구글 클라우드의 컴퓨팅 플랫폼을 사용해 대규모 블록체인 데이터를 처리하는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게 된다.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는 코인베이스와의 파트너십이 “웹3 생태계와 개발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