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럽 가격상한제에 “석유 안 판다” 으름장...‘강대 강’ 대결에 시장 살얼음

입력 2022-10-0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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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대러 8차 제재안...우크라 4개 주 불법 병합 대응
상품 수입 금지 확대...IT·법률 서비스 제공 제재
가격상한제도 포함...상한선 넘는 경우 제3국 해상운송 금지
러, 하루 300만 배럴 감산 가능성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유소에 가스 가격이 표시돼 있다. 프랑크푸르트/AP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석유 가격상한제가 포함된 대러시아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다. 러시아는 가격상한제가 적용되면 추가 감산에 들어간다고 으름장을 놨다. 서방과 러시아의 ‘강대 강’ 대결에 시장은 살얼음을 걷는 분위기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가 8차 대러 제재안을 내놨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4개 주를 불법 병합한 데 따른 대응이다.

이번 제재안은 철강 제품을 비롯한 상품의 수입 금지를 확대하고, 러시아 제재 기업에 대한 IT·엔지니어링·법률 서비스 제공을 막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주요 7개국(G7)이 합의한 석유 가격상한제도 포함됐다. 이번 조치에 따라 러시아산 원유나 정유 제품 가격이 상한선을 넘은 경우 제3국으로의 해상운송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보험과 금융, 중개 서비스도 거부된다. 상한 가격 이하로 사들인 경우에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가격상한제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한 대러 제재 중 하나다. 러시아는 서방 제재로 에너지 수출이 감소했지만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러시아는 가격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생산을 대폭 줄이겠다며 맞불을 놨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 회의를 마치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가격상한제는 매우 나쁜 선례를 만들고 시장에 막대한 타격을 준다”며 “러시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격 상한제가 도입되고 석유를 다른 시장으로 재지정할 수 없다면 필요한 만큼 생산량을 줄일 것”이라며 “가격 상한제를 수용하는 어떤 국가에도 석유를 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격상한제 도입 시 러시아가 생산량을 추가로 더 줄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하루 300만 배럴 감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러시아의 석유 생산량은 하루 1080만 배럴이었다.

이번 제재안은 27개 EU 회원국의 투표를 거쳐 6일부터 공식 발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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