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ㆍ기아의 '미 IRA 플랜B'…환차익 앞세운 상쇄력 관건

입력 2022-10-04 18:46수정 2022-10-0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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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원 수준 세액공제 대상서 제외
현지 시장 진입 초기 가격경쟁력 하락
내년 美전기차 판매 약 30% 하락 우려
환차익 앞세워 인센티브 확대로 맞대응

▲현대차와 기아의 전용 전기차들이 세액공제 형태의 미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 탓에 9월 판매는 전월 대비 18% 수준 하락했다. 현대차그룹은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차익을 앞세워 인센티브(판매 성과보수)를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사진제공=기아)

미국 행정부가 한국산 전기차에 별도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개정에 나설 가능성은 당분간 제로(0%)에 가까워 현대자동차의 내년 현지 전기차 판매가 30%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법안 자체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의회(민주당) 주도로 시작돼 당분간 개정 여지를 기대하기 어려워서 현대차의 단기 전기차 판매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당장 현지 전기차 판매 전략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은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연식변경 모델을 조기에 출시해 판매 가격(MSRP)을 조정하거나, 아이오닉 6 등 추가 모델의 출시 시점을 변경할 가능성은 작다는 의미다.

다만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만큼, 현대차는 가격경쟁력 회복을 위해 다각적인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완성차 업계는 미국에 판매된 전기차와 국내와의 가격 역차별을 우려해 당분간 현대차의 미 판매 전기차 가격 조정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현대차가 편의 장비를 덜어낸, 이른바 엔트리급 모델을 확대해 시장에 대응할 가능성은 있다. 이와 함께 판매 성과보수, 즉 유동성이 큰 인센티브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인센티브는 권장소비자가격보다 상대적으로 유동적이다. 매달 재고와 판매 실적 등에 따라 현대차와 현지 딜러사가 조율해 책정한다. 인센티브 확대가 사실상 가격인하 효과를 불러오는 만큼, 당분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넉넉한 인센티브를 확대할 수 있을 만큼 원·달러 환율도 현대차그룹에 유리하다.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머물러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5가 미국 판매를 시작한 지난 1월 기준 환율(1200원대 초반)과 비교하면 약 17~19% 가격 인상 효과가 생긴 상태다. 환차익이 커지면서 현지에서 전기차 성과보수를 그만큼 확대할 여력이 생긴 셈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2021년 평균 대비 15% 올라 테슬라 차량과는 1만5000~2만 달러 가격 차이가 난다. 보조금이 가격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면서 “완성차 보조금 격차인 3750달러는 원화 약세로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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