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IRA 공포' 우려가 현실로…현대차ㆍ기아 미 전기차 판매 18%↓

입력 2022-10-04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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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판매부터 각각 14ㆍ22%↓
전기차, 미 진출이후 최저치
세액공제 제외…수출 타격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의 보조금 지급 차별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IRA 서명 직후인 9월 현대차와 기아의 주력 전기차 판매량은 전달보다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며 미국 진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4일 현대차와 기아 북미법인에 따르면 지난달 전용 전기차의 미국 현지 판매는 2746대에 머물렀다. 현대차(아이오닉 5·사진)는 1306대, 기아(EV6)는 144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각각 전월 대비 14%와 22% 감소한 규모다.

아이오닉 5는 1월, EV6는 2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는데 양사가 전용 전기차를 판매한 이후 월 판매 합산 기준 최저치다.

IRA는 8월 16일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 후 공포해 곧바로 시행됐다. 이 법은 미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보조금을 세액공제 형태로 지급하도록 규정한 법이다.

현재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는 각각 울산과 서산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모두 한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여서 미국 연방법에 따라 전기차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돼 미국산 전기차와의 차별 논란이 일어 수출 타격이 불가피했다.

미국 조지아 서배너에 전기차 공장을 건립 중인 현대차는 2024년 하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 당초 2025년 상반기 예정이었던 완공 목표를 앞당긴 것이다. IRA가 현행 규정대로 유지된다면 미국산 전기차가 생산될 2024년 하반기까지 현지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현지 전기차 공장이 준공된다면 현대차와 기아의 전용 전기차 모두 이곳에서 생산된다. 앞서 기아 조지아 공장에서 기아 쏘렌토와 현대차 싼타페가 혼류 생산된 것과 같은 형식이다.

현재 우리 정부와 현대차그룹이 민관합동으로 IRA에 대응 중이지만 당분간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이 IRA를 주요 입법 성과로 널리 홍보 중이어서 수정 법안이 나오기 힘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IRA 여파가 어느 정도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할 수 없다. 두 모델(아이오닉 5·EV6) 모두 올해부터 현지 판매를 시작했다”며 “전용 전기차 판매가 전월 대비 하락했으나 이 기간 전체 현대차·기아의 판매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9월 현대차그룹 미국 전체 차 판매(11만5735대)는 전월 대비 11.2% 감소했다. 다만 전기차 판매 감소세는 18.1%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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