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소비재·원재료 단가 상승에 따른 판매 가격 인상 영향
전문가 식료품주 실적 개선 예상…장기적 주가 긍정적 평가
국내 증시에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의 충격이 전이됐는데도 식료품 관련주가 상승세다. 먹거리는 필수 소비재인 데다가, 원재료 단가 상승으로 최근 식품 관련 업체들이 판매 가격을 인상해서다.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기 음식료 업체들이 실적을 키우면서 위태로운 증시를 지탱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PC삼립은 전날 대비 2600원 (3.13%) 오른 8만5700원, CJ제일제당은 3500원(0.86%) 오른 41만1000원에 마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발표일인 22일(한국시각) 이후 이날까지의 주가 흐름도 선방한 양상이다. 이 기간에 SPC삼립은 8.34%, CJ제일제당은 0.61% 상승했다. 오뚜기(-1.07%)와 농심(-0.50%) 마이너스 수익률을 거뒀지만 폭락 장에선 양호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금리 인상의 충격으로 -8.17% 하락했기 때문이다.
식료품주가 담겨있는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는 등락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ETF 평균 수익률보다는 비교적 선방했다. CJ제일제당과 오리온이 포함된 ‘KBSTAR 200생활소비재’와 ‘TIGER 200 생활소비재’는 각각 -4.18%, -4.35%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ETF 전 종목 평균 수익률은 -5.4%다.
이 같은 흐름은 식료품 관련주가 ‘경기 방어주’ 역할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먹거리와 같은 필수 소비재는 경기가 침체해도 소비가 쉽게 줄어들지 않아서다.
식료품 업체들이 물가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린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농심과 오리온 등은 주력 상품인 신라면과 초코파이 등의 가격을 인상했다. 이처럼 기업이 제품 가격을 올리면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한다.
증권가도 식료품주의 실적 개선을 예상하며 장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에 대해 “2023년 연결 매출액은 3조269억 원, 및 영업이익은 27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5%, 13.2%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음료 및 주류 부문의 중장기 점유율 확대 스토리가 유효한 만큼 저가 매수 기회가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의 영업이익에 대해 “가격 인상 최소화에 따른 원재료 단가 상승 부담, 중국 법인 판매량 감소 영향에도 불구하고, 한국·베트남·러시아 법인의 판매량 고성장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4% 증가할 것”이라면서 “4분기 실적 개선 모멘텀이 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