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 한은·기재부 개입에 패닉장 되돌림…약세속 베어스팁

입력 2022-09-2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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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기재부 5조원 규모 국고채 단순매입·바이백 발표…금융당국 증안펀드 재가동도
국고채 10-3년 금리역전 상당부문 해소
환율 등 불안감 여전…당국 지속적 노력 없다면 재차 약세 보일 듯

(금융투자협회)

채권시장이 패닉장에서 겨우 살아났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5조원 규모로 국고채 단순매입과 바이백(조기상환)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게 기점이 됐다. 다만, 약세장을 면친 못했다.

장기물 중심으로 금리가 올라 일드커브는 베어스티프닝을 보였다. 국고채 10년과 3년물간 금리역전도 지속됐으나 상당부문 해소했다.

영국 등 유럽발 크레딧 리스크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6개월만에 처음으로 1440원대를 터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도 국채선물 시장에서 매도세로 전환했다.

한은은 29일 3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기재부는 30일 2조원 규모의 바이백을 각각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한은은 국고채 3년(22-4종목, 2022년 네 번째 지표물)과 5년(22-8), 10년(22-5) 지표물과 함께 10선 바스켓물(21-11)을 매입대상 종목에 포함시키면서 시장안정 의지를 드러냈다. 금융당국도 이날 장 마감후 긴급회의를 열고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재가동을 위한 준비에 착수하면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을 신속매입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한은과 기재부의 시장안정조치를 늦었지만 의미있는 조치로 평가했다. 다만, 지속적인 안정조치가 없다면 시장안정도 일회성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협회)
28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4bp 상승한 4.338%를 기록했다. 국고10년물은 12.4bp 급등한 4.332%에 거래를 마쳤다. 26일에도 22.3bp 폭등하기도 했었다. 국고10년 물가채는 7.0bp 올라 2.000%를 보였다.

한은 기준금리(2.50%)와 국고채 3년물간 금리차는 183.8bp로 재차 벌어졌다. 26일엔 204.8bp를 기록해 2010년 3월10일(208bp) 이후 12년6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한 바 있다.

10-3년간 금리역전은 5거래일 연속 이어졌다. 다만 역전폭은 0.6bp로 크게 좁혀졌다. 시장 기대인플레이션 지표이자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5.4bp 오른 233.2bp를 보였다.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체크)
12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전장대비 11틱 떨어진 101.40을 기록했다. 장중 저점은 100.86, 고점은 101.91이었다. 장중변동폭은 95틱에 달했다. 전장에는 98틱을 보여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바 있다.

미결제는 32만2973계약을, 거래량은 25만4031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3계약과 거래량 1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79회에 달했다. 이는 4월14일 0.79회 이후 최고치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3688계약을 순매도해 나흘만에 매도전환했다. 은행(-2420계약), 투신(-1243계약), 연기금등(-1102계약)도 순매도를 보였다. 반면, 금융투자는 9240계약 순매소해 나흘만에 매수세로 돌아섰다.

12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128틱(원빅28틱) 폭락한 105.15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저가는 104.28, 고가는 106.28이었다. 장중변동폭은 200틱에 달했다. 전날에도 208틱을 기록해 역대최대치였던 7월5일 214틱에 육박했었다.

미결제는 11만9346계약을, 거래량은 8만9374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1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75회였다. 이는 4월4일 0.80회 이래 최고치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6765계약을 순매도해 사흘만에 매도세로 돌아섰다. 이는 또 지난달 31일 9948계약 순매도 이래 일별 최대 순매도 기록이다. 반면, 금융투자는 4985계약을 순매수하며 사흘만에 매수전환했다. 역시 전달 31일 6733계약 순매수 이래 일별 최대 순매수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은 고평 3틱을 10선은 고평 12틱을 기록했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 거래는 금융투자와 기타법인이 각각 매수매도 8계약씩을 보였다.

▲국채선물 장중 추이. 왼쪽은 3년 선물, 오른쪽은 10년 선물 (체크)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영국 사태가 지속되고 있고 노드스트롬 사고 영향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는 등 유럽 악재가 지속되면서 달러가 초강세를 기록 중이다. 원·달러가 1440원에 근접하고 주식시장도 급락하자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큰 폭을 상승 출발했던 채권 금리도 약세흐름을 지속했다”며 “한은과 기재부의 국고채 단순매입과 바이백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리 상승폭을 대부분 줄였고 3선은 플러스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이어 “예상보다 큰 안정화조치 영향으로 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환율 등 불안감이 여전하다.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이 없다면 시장은 재차 약세로 돌아설 여지도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도 “연일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주식, 채권, 환율 모두 불안한 모습이다. 그나마 채권은 5조원 규모의 단순매입과 바이백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장막판 약세를 일부 되돌렸다”고 말했다.

또 “최근 채권시장 기능상실로 인한 볼멘소리가 컸고, 어제 반등 이후 재차 오늘 불안하자 정부차원에서 준비된 대응을 보였던 것 같다. 다만, 글로벌 변동성장세 속에서 녹아버리는 총알이 되지 않길 바랄뿐”이라며 “채권시장은 장단기 기관과 은행, 증권, 보험사 모두 내상이 크다. 유동성이 말려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한전채 2년물 금리가 5.65%를 기록하는 등 크레딧 우려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힘든 상황이 지속될 듯 싶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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