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윤핵관 내쳐도 대체할 사람이 與에 없다…여의도 스피커 필요성 커"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미국 해외순방으로 여러 논란에 휩싸이면서 지지율 저조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적극 비호에 나서고 당정협의 빈도를 높이며 단합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빈손 외교’와 ‘비속어 발언’ 논란을 일으켰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국장 참석 과정에서 조문을 하지 못하고 한미·한일 정상회담이 각기 환담과 약식회담으로 축소된 점, 또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환담 뒤 퇴장하면서 박진 외교부 장관 등과 대화에서 비속어가 섞인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다.
용산 대통령실은 물론 국민의힘도 적극 나서 ‘국익 훼손’이라며 비호했다. 순방 성과를 거듭 설명하고, 비속어 발언은 문제되는 부분을 부인하면서다. 또 순방 기간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정부는 실무당정협의체 구성과 고위당정협의 격주 정례화를 결정했다. 대통령실이 참여하는 고위당정협의의 경우 비공개 회의까지 포함하면 매주 진행한다.
당정이 이처럼 뭉치는 건 국민의힘이 이준석 전 대표로 인한 내홍으로 그간 윤 대통령을 뒷받침하는 역할에 소홀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현재는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정진석 위원장이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자리 잡고 주호영 원내대표가 선출됐으니 윤 대통령 적극 지원에 나선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에 대한 온갖 논란에 대해 대통령실이 직접 대응하고 반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서 여당이 그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그간 잘 못해왔다”고 토로했고, 다른 관계자도 “당에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을 쏟을 사람이 있어서 당이 뒷받침을 해줘야 대통령의 운신의 폭이 넓어지는데 지금까지는 그것을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윤 대통령이 재차 윤핵관이 주도하는 여당과 손발을 맞추는 데 대해선 ‘대체할 수 없는 세력’이기 때문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핵관이 윤 대통령 당무개입과 인사 논란을 일으키는 등 악재를 불러와 대통령실 개편 등을 통해 거리두기를 했지만 절연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윤핵관이 권력의 핵심에 있을 깜냥이 되지 않으니 내쳐야 한다는 이야기를 윤 대통령이 많이 들어서 거리를 두려고는 한다”며 “하지만 여의도에서 대통령의 의중을 전할 스피커의 필요성이 큰데 윤 대통령의 정치세력이랄 게 없어 윤핵관을 함부로 내치진 못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윤핵관을 내쳐도 대체할 사람이 당내에 없다”며 “(예를 들어) 권성동 의원이 (윤 대통령과 문자 사태 등) 실수를 할지언정 정부를 확실히 옹호하며 뒷받침해준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