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SA 정보 수집 폭로 스노든, 러시아 시민권 취득

입력 2022-09-2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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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NSA ‘프리즘 프로젝트’ 고발
스노든 “내부고발자” vs 미 정부 “법 심판 받아야”
미국서 유죄 판결 시 징역 최대 30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013년 10월 11일 전직 미 국가안보국(NSA)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발언하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의 감시 프로그램 관련 기밀을 폭로한 전직 미 국가안보국(NSA)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에게 시민권을 부여했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스노든을 포함한 72명의 외국인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스노든은 2013년 NSA의 무차별적인 개인정보 수집 프로그램인 ‘프리즘 프로젝트’의 실태를 폭로했다. 기소를 피하기 위해 미국을 떠난 그는 홍콩에 은신하다 러시아로 도피해 망명을 허가받았다. 임시 거주 허가권으로 러시아 생활을 이어오던 스노든은 2020년 영주권을 받은 데 이어 러시아 국적을 신청했다.

당시 그는 트위터를 통해 “부모님과 헤어진 채 몇 년이 흘렀는데, 나와 아내는 아들과 헤어지고 싶지 않다”며 국적 신청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아들을 미국의 가치에 따라 키울 것”이라며 “미국으로 돌아가 가족과 재결합할 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스노든은 2017년 곡예사 출신의 닌드세이 밀스와 결혼했다.

스노든은 자신이 내부고발자라는 입장이다. 그는 NSA가 수집한 수백만 명의 미국인 통화 기록 등을 공개했고, 이후 NSA의 민간인 사찰 프로그램은 연방법원에 의해 불법으로 판명돼 폐쇄됐다.

NSA와 미 법무부, 미 국가정보국(DNI)은 스노든의 러시아 국적 취득에 대해 입장을 묻는 WP에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나 수전 고든 전 DNI 부국장은 “스노든이 러시아 시민권을 받은 건 그의 폭로가 미국을 위한 일이라는 환상을 없애준다”며 “그가 폭로를 두고 한 어떤 애국적인 주장도 약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제임스 R 클래퍼 전 DNI 국장은 이날 “우리가 더 투명했어야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스노든은 국내 감시와 무관한 외국 관련 정보 능력을 손상시킬 수 있는 많은 것을 폭로했다”고 지적했다.

스노든은 독일·폴란드 등 27개국에 망명을 요청했지만,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나라가 미국의 보복을 우려해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선 스노든 사면 촉구 청원 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나 미 정부는 그가 귀국해 정부 재산 절취, 국가기밀 폭로죄 등에 대해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국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스노든은 최대 30년의 징역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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