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27일 우리 증시에 대해 박스권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실적이 견고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주는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코스피는 보합 출발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일 한국 증시는 지난 금요일 영국 정부의 감세안 발표가 글로벌 경기 침체 이슈를 자극하고 달러화의 강세를 더욱 촉발하자 1%대 하락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원화 약세가 전반적인 투자 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 증시가 비록 하락하기는 했으나 그동안 하락 폭이 컸던 대형 기술주가 지난 금요일 장 후반 반발 매수세에 이어 오늘도 상승한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코스피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0.89배 수준인 2230포인트를 하회하는 등 과도한 하락을 보인 점을 감안 반발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한다.
경기 침체 이슈가 현재 시장 참여자들이 전망했던 내년보다 빠르게 유럽 중심으로 현실화돼 가격에 반영되고 있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제한될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하락이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익 추정치가 여전히 하향 조정되는 등 여전히 불안 요인은 상존하고 있는 만큼 반등도 제한될 수 있어 지루한 박스권 움직임이 예상된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달 시작되는 3분기 실적 시즌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며 결과에 따라 지수 반등 가능성이 크다. 미 증시의 변화처럼 실적이 견고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주 중심으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될 전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 한국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한 주요 요인은 국제유가가 80달러 아래로 내려가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가 확대된 점, 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영국 재정 악화 요인으로 작용한 점, 엔화 약세 방어를 방어하기 위한 일본중앙은행(BOJ)의 외환 시장개입으로 인한 일본 주가지수가 하락한 점이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26일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의 매도는 강하게 출회되지 않았다.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장 중 한때 800억 원가량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이후 매도 폭을 축소해 장 마감 시에는 58억 원 순매도를 기록한 데 그쳤다.
1월과 6월 반대매매로 인한 급락은 -12% 내외에서 일단락됐던 경험이 있다. 8월 고점 이후 코스피 낙폭이 12% 수준에 도달한 만큼 반대매매 출회에 따른 급격한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미 연준의 경기침체를 감수한 기준금리 인상, 한국은행의 불가피한 동반 기준금리 인상, 경기둔화로 인한 2023년 기업이익 불확실성, 신흥국 크레딧 리스크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한다.
단기 급락에도 불구하고 낙폭과대 접근 등 주가지수 방향성에 대한 베팅이 용이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중형주에서 경기와 무관한 유망 테마(전기차 충전 인프라·K-엔터·아이폰 부품·비료 등) 위주로 접근하거나, 혹은 공장자동화·물류 자동화·서비스업 관련 자동화(휴머노이드 로봇·의료 보조 로봇) 등 장기적인 이슈에 투자하는 것을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