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시장 잡자"…디폴트옵션 승인 앞두고 분주해진 운용사들

입력 2022-09-27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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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다음 달 예정된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상품 승인을 앞두고 300조 원에 육박하는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고용노동부의 1차 심의에서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면서 운용사들은 TDF를 중심으로 한 상품 다각화와 수수료 인하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27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내주 상장지수펀드(ETF)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EMP(ETF Managed Portfolio) TDF’를 선보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현재 미국의 연금 전문 운용사 ‘티로프라이스’와 함께 ‘한국투자TDF알아서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하는 EMP TDF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자체 개발한 글라이드패스(자산배분곡선)를 적용했다.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KB자산운용은 지난 22일 ‘TDF 액티브 ETF’ 3종(2030·2040·2050)을 내놨다. 채권 비중을 줄이고 글로벌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비중을 높여 지난 6월 삼성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이 출시한 상품들과 차별화를 뒀다.

TDF 간 ‘수수료 인하’ 전쟁도 격화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이 올해 초에 이어 지난 7월 ‘KB온국민 TDF’의 운용보수를 10% 낮춘 데 이어 삼성자산운용이 ‘삼성한국형TDF’ 보수를 0.03%가량 인하했다. 이달 초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한국투자TDF알아서펀드’ 운용보수를 약 15% 인하했고, 한화자산운용도 ‘한화 LIFEPLUS TDF’의 운용보수를 8~10% 내렸다.

고용노동부가 지정한 디폴트옵션 적격 상품에는 TDF 외에도 밸런스펀드(BF), 스태이블밸류펀드(SVF), 사회간접자본(SOC)펀드 등이 포함돼 있지만, 퇴직연금 사업자 대다수는 TDF를 중심으로 상품을 꾸린 상태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에 맞춰 펀드가 알아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조절해 분산 투자하기 때문에 디폴트옵션 취지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TDF가 아니더라도 EMP 펀드, MMF(머니마켓펀드) 등 기존 펀드에 디폴트옵션 전용 클래스(O 클래스)를 신설하는 등 향후 2차 심의를 위한 사전작업도 한창이다. 이밖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달 말 국내 최초로 타깃인컴펀드(TIF) ETF를 출시하는 등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그러나 강도 높은 긴축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증시의 ‘칼바람’이 거세지면서, 퇴직연금 시장도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퇴직연금(공모)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3.90%로 집계됐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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