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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크래커] 푸틴의 군 동원령...코너 몰린 러시아 전세 뒤집을까

입력 2022-09-22 15:23수정 2022-09-2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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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경들이 21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에서 동원령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구금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부분적 동원령을 선포했다. 러시아에서 동원령이 선포된 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푸틴의 동원령 선포에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해 러시아 곳곳에서 반대 시위가 잇따랐다. 모스크바 시내에서는 시위대가 “동원령 반대” 구호를 외치다 최소 50명이 경찰에 구금됐고, 상트페테르부르크, 이르쿠츠크, 예카테린부르크 등 다른 도시에서도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국영TV를 통해 방영된 대국민 연설에서 부분적 동원령을 선포했다. 대상은 대학생을 제외한 18~27세 남성 중 1년간 의무 군 복무를 마친 예비역 30만 명이다. 러시아의 전체 예비군 병력은 약 2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이 동원령까지 내리자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면서 러시아의 병력 부족이 백일하에 드러났고, 하르키우 주변에서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이뤄지며 코너에 몰리자 강수를 뒀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21일(현지시간) 열린 러시아 연방 국방위원회 회의에서 부분적 동원령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동원령의 의미와 이것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우선, 부분 동원령이란, 특정 그룹의 사람들이 러시아 군대에서 복무하도록 소집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 대중을 동원해 경제를 재건하고, 근본적으로 국가 전체를 전쟁 경로로 만드는 총동원령과는 다르다.

얼마나 많은 러시아 예비군이 동원될까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후, “러시아가 최대 30만 명의 예비군을 소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인들은 이미 복무를 위해 출두하라는 통지를 받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쇼이구 장관은 러시아의 동원 자원이 2500만 명에 달하는데, 30만 명이란 숫자는 1%가 조금 넘는 부분 동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WP는 이게 사실이라면 이는 적지 않은 규모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2월 말 약 15만 명의 군대를 이끌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는데, 30만 명이란 인원은 그 2배이기 때문이다. WP는 현대 러시아 역사상 최초의 군사 동원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동원령 선포 후 구글·러시아 검색 사이트 얀덱스에서는 ‘팔 부러뜨리는 방법’, ‘징병을 피하는 방법’ 등에 관한 검색량이 급증했다. 영국 가디언은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도 입대를 회피하기 위한 뇌물은 성행했지만, 앞으로는 훨씬 더 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모스크바에서 무비자로 갈 수 있는 튀르키예,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으로 가는 항공편이 매진되는 등 러시아 탈출 러시도 잇따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면밀히 추적하는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전 러시아 징집병과 계약직 군인을 포함해 전체 예비군 병력은 200만 명이 넘는다며 이 중 적극적으로 훈련을 받거나 전쟁을 준비한 사람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부분적 동원령은 푸틴이 내린 가장 위험한 정치적 결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유라시아 선임연구원 롭 리는 “부분적 동원령은 푸틴이 내린 결정 중 가장 중대한, 위험한 정치적 결정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복무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계약 연장을 위한 예비군 부분 동원과 새로운 조치들이 러시아군의 붕괴를 막기에 충분할 수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많은 단기 의용군들이 재계약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올겨울 러시아의 인력 문제는 재앙이 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전쟁은 이제 러시아 측에서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 점점 더 많이 치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비군은 많은 국가의 전쟁에 필수적인 구성요소다. 예를 들어, 지난 2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배치된 미국 군인의 거의 절반이 방위군과 예비군이었으며, 이들 그룹은 사상자의 약 18%를 차지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선임 정책 연구원 데라 매시캇은 “러시아의 예비군은 미국 방위군과 예비군만큼 잘 조직되어 있지 않다”며 “그들은 예비군들을 냉장 창고에서 불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왜 부분적 동원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훈련을 거의 받지 않은 자원봉사자들을 최전선으로 보내는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심각한 병력 부족에 직면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전쟁연구소는 “푸틴은 새로 점령한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 러시아 국민에게 전쟁에 자원하도록 촉구함으로써 러시아 전력 생산 능력을 향상시키기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쇼이구 장관은 21일 자국이 전쟁에서 5937명의 군인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푸틴의 부분적 동원령에 뒤이어 나온 쇼이구의 연설은 크렘린이 주장하는 상대적으로 적은 사상자와 예비군 소집 사이의 명백한 모순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러시아 쪽 사망자가 우크라이나 쪽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윌리엄 J. 번스 국장은 7월 아스펜 안보 포럼(Aspen Security Forum)에서 “완벽한 숫자는 아니다”면서 “미국 정보기관의 최신 추정치는 대략 1만5000명 정도가 사망, 아마도 부상자의 3배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콜린 칼 미 국방부 정책 차관은 지난달 “러시아군은 6개월도 안 되는 기간에 7만~8만 명의 사상자를 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군 동원 피하자”...러시아 탈출 러시

▲한 소년이 21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러시아 대통령이 발표한 부분적 동원에 반대하는 시위 도중 “전쟁을 멈추라”는 종이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크렘린은 부분적 동원령을 선포하면서 소집된 예비군이 얼마나 오래 복무해야 하는지는 정하지 않았다. 아고라 국제인권단체(Agora International Human Rights Group)를 이끄는 변호사 파벨 치코프는 “이 법령은 동원령에 대한 세부 사항을 밝히지 않고, 최대한 광범위하게 공식화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의 재량에 맡긴다”고 말했다.

치코프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85개 지역 각각에 대해 동원 할당량을 정하고, 해당 지역 관리들은 이 할당량을 책임지고 이행해야 한다.

소집을 피하려는 러시아인들의 탈출 러시로 인해 일부 국가는 러시아와의 국경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라트비아는 “러시아가 인도적, 또는 동원을 피하려는 러시아인에게 다른 유형의 비자를 발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도 이달 발표한 솅겐 비자를 소지한 대부분의 러시아 국민에 대한 국경 통과를 제한할 것이라고 했다.

EU는 이미 EU 영공에서 러시아 비행을 금지했고, 최근 러시아와 비자 협정을 중단키로 합의, 러시아 관광객이 비자를 받기는 쉽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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