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 5개국’ 조롱 인도네시아의 놀라운 반전…불확실성 시대에 ‘나 홀로’ 성공스토리

입력 2022-09-2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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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 3분기 연속 5%대…물가상승률 4.7%로 안정적
루피아화, 올해 아시아 통화 중 달러당 하락폭 가장 작아
원자재 가격 급등 효과…지난달 수출 30% 급증하며 사상 최대
조코위 대통령 지지율도 높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8월 16일(현지시간) 전통옷을 입고 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자카르타/신화뉴시스
월가 주요 은행인 모건스탠리는 2013년 인도네시아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특히 타격을 크게 받기 쉬운 ‘취약 5개국’ 중 하나로 선정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에너지, 식량, 기후 위기로 세계 경제가 막대한 타격을 받은 지금 인도네시아는 경제호황과 정치적 안정을 동시에 자랑하면 ‘나 홀로’ 성공 스토리를 그려나가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인도네시아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5.44% 성장해 시장 전망인 5.17%를 웃돌고 3분기 연속 5%대 성장을 이어갔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4.7%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는 올해 미국 달러에 대해 약 5% 떨어져 아시아 통화 중 하락폭이 가장 작다.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는 올해 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보다 30.2% 급증한 279억 달러(약 39조 원)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 세계가 경제적으로 불확실하고 어려운 처지에 놓인 상황과 대조적으로 인도네시아는 호황을 누리면서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현지 여론조사업체 인디카토르폴리틱인도네시아가 이번 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조코위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62.6%에 달했다. 심지어 이는 연료 보조금 감축 전보다 약 10%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그만큼 조코위 대통령은 세계 민주주의 국가 지도자 중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조코위는 11월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주최해 인도네시아의 번영을 세계에 과시할 기회를 갖게 됐다. 그는 행정수도 이전 사업에 전 세계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이번 회의를 기회로 삼을 전망이다.

정치가 안정을 유지하고 이것이 경제 성장으로 이어진 선순환의 비결에는 동지와 적을 모두 아우르는 조코위 대통령의 포용 정책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일례로 2019년 대선 당시 조코위와 치열하게 맞붙은 전 육군 장성 프라보워 수비안토는 현재 국방장관을 맡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 전쟁을 벌이는 동안 인도네시아는 지난달에야 3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3.75%로 인상했다. 은행들이 여전히 활발하게 대출을 하는 등 다른 나라의 긴축 분위기를 인도네시아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여기에 일자리 창출을 위해 조코위 대통령이 고용 규정을 대폭 완화한 ‘옴니버스 법’에 서명하면서 중국 밖으로 공장을 이전하려는 외국 기업들의 눈길을 끌게 됐다.

또 조코위 정부는 8년간 2042km의 고속도로와 16개 공항, 18개 항구와 38개의 새로운 댐을 건설하는 등 전례 없는 규모로 인프라를 확충해 경제를 뒷받침했다. 조코위 집권 이전 40년간 건설된 고속도로가 약 780km에 불과하다는 점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다만 인도네시아도 향후 어려운 처지에 놓일 위험이 있다. 데이비드 수무왈 센트럴뱅크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석탄과 팜유 등 주요 원자재 수출이 경제 성장에 있어서 여전히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에 서구권 국가들의 경기둔화로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 내년 GDP 성장률이 5%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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