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덮친 악재에 동학개미 ‘멘붕’…전문가 “현금비중 확대해야”

입력 2022-09-1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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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동학개미(개인 투자자)들의 비명이 날로 커지고 있다. 높은 물가와 미국의 고강도 긴축, 경기 침체 우려 등 시장을 덮친 악재들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없어서다. 강달러 속 외국인 투자자도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눈물의 물타기(저점 매수)에 나선 개미들의 상황도 좋지 않다. 9월 들어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전부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추정 수익률을 계산한 결과, 평균 -10.78%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4.71% 하락한 것보다 더 큰 손실을 본 셈이다.

1위 삼성전자 보통주(1조4091억 원 순매수)의 수익률은 -5.53%를 기록했다. 순매수 규모는 개인이 9월 들어 사들인 전체 순매수액 2조3966억 원의 절반을 웃돈다. 메모리반도체 업황 불황이 지속하면서 실적 부진이 예고된 점도 악재로 작용했지만, 경기 침체 우려와 고공 행진하는 원·달러 환율 속 외국인 매도세가 삼성전자에 집중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9월 들어 삼성전자를 무려 1조1779억 원이나 팔아치웠다. 그다음으로 매도세가 컸던 두산에너빌리티(2889억 원)의 순매도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유동성 장세에서 높은 수익률을 거뒀던 카카오(1733억 원)와 네이버(1485억 원)에도 개미들의 순매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수익률은 -10.90%와 -9.17%로 개미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날 카카오와 네이버는 각각 21만8000원, 6만56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대표적인 성장주로 꼽히는 카카오와 네이버는 연초 들어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 내리막을 걸었지만, 개미들은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눈물의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밖에 두산에너빌리티(-17.44%), 한국항공우주(-19.84%), SK하이닉스(-5.46%), LG전자(-10.50), POSCO홀딩스(-9.41%) 등 개미들의 선택을 받은 종목들의 주가는 대부분 큰 폭의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개미들이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장세에서 높은 수익을 거뒀던 주식들에 그대로 투자하는 게 손실을 키운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곽준희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개인 투자자가 많이 늘어난 가운데, 주식투자 경험이 거의 없는 초보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유입된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 투자자가 기업의 가치평가에 근거해 거래하기보다는 추세를 추종하고 군집 행동을 함으로써 손실을 보는 경향이 확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손실이 커질수록 주식시장을 이끌어 왔던 개미들의 힘도 약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분류되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3일 51조3434억 원으로,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피 하루평균 거래대금도 연초 10조 원대 안팎을 넘나들다 7조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문제는 미국의 고강도 긴축과 경기 침체 우려, 강달러와 기업 실적 하향세 등 대내외적 악재가 여전한 탓에 증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바닥을 2050선으로 제시하면서 “금리 인상 컨센서스와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보면, 증시의 선행성을 고려하더라도 내년 1분기까지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레벨다운(하락) 가능성을 경계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한 흐름과 주식시장의 하락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전략적으로는 주식 비중 축소, 현금 비중 확대를 유지한다”고 전했다.

한편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고,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는 업종 위주로 투자 전략을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환율 효과가 두드러지거나, 환율 변동성에서 자유로운 방어주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 수급 환경에서 큰 흐름을 조성하는 외국인과 역행하는 관계를 형성해서는 안 된다”며 “여기에 이익 모멘텀도 겸비했다면 좀 더 안전하다. 외국인 누적 순매수 기준으로 주당순이익(EPS)이 상향 조정되고 있는 자동차, 환율 급등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크지 않은 방어주 중 음식료가 눈에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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