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열흘…尹대통령 '외교의 시간'

입력 2022-09-1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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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열흘이 우리 국익과 관련한 여러 현안 해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중국 3인자와 만나고 한미 한일 정상회담을 잇따라 가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국 차 보조금 혜택 차별이 걸린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향배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칩4 참여를 둘러싼 중국과의 긴장관계 해소, 과거사 정리를 통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등이 10일간의 윤 대통령 외교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中서열 3위 리잔수 예방…'사드 기지 정상화' 논의 가능성

당장 윤 대통령은 16일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만난다. 리잔수 상무위원장은 15일 오후 방한해 다음날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한다. 이번 방한은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김진표 국회의장의 초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양국 의회 대표의 만남이 주 목적이지만 관심은 양국의 긴장관계 해소에 쏠려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5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우리 정상 예방 전 대화 주제를 미리 의논하지는 않는다. 다만, 중국 측에서 65명이 넘는 대규모 고위급 인사, 친선방문단을 이끌고 한국에 온 만큼 한중간 의사소통 채널이 원활하게 작동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별한 의제가 잡히지 않았지만 양국의 최우선 관심사이자 첨예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는 '사드 기지 정상화'는 물론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참여와 별도로 한중간의 공급망 협력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교 30년을 맞아 한중 정상회담 논의가 탄력을 받을지도 관심이다.

◇ 美바이든과 정상회담 단 30분…IRA·반도체 현안 산적

20일(현지시각) 뉴욕에서 열리는 제77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한미정상회담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으로 지난 5월 21일 서울에서 양국 정상이 만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양국은 양자회담을 하기로 일찌감치 서로 합의해놓고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격식(약식, 정식)을 붙이진 않지만 30분 남짓한 시간동안 얼굴을 마주 보고 진행하는 회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담 의제는 미리 정해놓고 만나지는 않지만, 지난 정상회담 이후 실무 차원에서 관계 부처가 발전시켜온 이행방안을 구체화하고 보다 중요한 문제는 정상이 다시 식별해 공감을 이루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양자회담에서 국내 차산업에 큰 피해가 예상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문제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 IRA는 미국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는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최대 약 1000만원(7500달러) 지원하도록 함으로써 현대차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상회담에서 IRA 문제가 해결될 지 주목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오는 18일부터 5박 7일간 떠나는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일정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반도체·과학법 역시 미국의 세액공제 지원을 받은 기업이 중국 내 공장을 짓거나 설비 투자를 확대할 경우, 보조금을 회수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중국내 반도체 생산시설을 가동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회수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 우선주의' 조항이 추가됐다. 이는 연구개발부터 생산까지 모두 미국에서 이뤄지도록 하는 것으로 해외에서 이뤄지던 위탁생산을 겨냥한 강력 조치다.

◇ 취임 후 4번째 만나는 기시다…양자회담은 처음

이번 유엔총회에선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의 한일정상회담도 성사됐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회담 등을 포함해 기시다 총리와 세 차례 조우했지만 양자회담을 갖는 건 취임 후 처음이다. 또 한일정상회담은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양자회담을 한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한일정상회담은 흔쾌히 합의가 됐다"며 "다만, 어떤 이야기를 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강제징용 등 현안들은 한국이 자체적으로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일본과도 내밀하게 의견을 주고받고 있어 정상이 갑자기 만나서 물어볼 필요도 없는 상황에서 만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양국은 여전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 과거사 현안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어 정상회담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 후 캐나다를 방문해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 등 경제안보 공조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캐나다는 제2의 광물자원 공급국이자 리튬, 니켈, 코발트 등 2차전지와 전기차에 필수적인 핵심광물 생산국이며 인공지능(AI) 기술 산업발전 및 혁신도 주도하고 있다"며 "이번 방문은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경제안보 강화를 위한 공조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지난 6월 나토 정상회담에서 마련된 캐나다와의 정상회담에서 형성된 양국의 관계 발전 방안 공감대를 바탕으로 내년 수교 60주년을 맞이해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심화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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