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창업주, 환경 보호 위해 회사 지분 100% 기부

입력 2022-09-1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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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상태로 지분 전부 비영리 재단과 환경 단체에 기부
환경 보호, 기후 변화 대응이란 평소 가치관 반영한 결정
창업주 “새로운 자본주의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길”

▲2009년 5월 18일 이본 쉬나드 파타고니아 회장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명예 학위를 받기 직전의 모습이다. 필라델피아/AP뉴시스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 창업주인 이본 쉬나드(83) 회장 일가가 지분을 환경단체와 비영리 재단에 넘겼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쉬나드 회장과 그의 아내, 그리고 40대인 두 명의 자녀들은 환경을 보호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회사를 매각하거나 상장하는 대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쉬나드 회장은 “이번 결정이 소수의 부유한 사람들과 다수의 가난한 사람들을 만들어내는 자본주의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파타고니아는 비상장 기업으로 쉬나드 회장 일가의 지분은 그 가치가 약 30억 달러(약 4조181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분 이전은 지난달 완료됐다. 의결권이 있는 전체 주식의 2%는 새로 설립한 비영리 재단 파타고니아퍼포스트러스트로 양도했고, 나머지 98% 일반 주식은 홀드패스트콜렉티브라는 새로 설립된 환경 단체에 기부했다.

홀드패스트콜렉티브는 매년 약 1억 달러에 달하는 파타고니아의 이익 전액을 수령해 기후 변화 대응에 사용할 계획이다.

쉬나드 회장 일가는 이미 그들 자산의 대부분을 기부함으로써 가장 자선적인 억만장자 일가로 알려져 있었다.

1938년 미국 메인주에서 태어난 쉬나드 회장은 자연을 아끼고 검소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암벽 등반의 1세대로 불리는 그는 1960년대 자동차에서 생활하며 5센트짜리 고양이 사료용 통조림을 먹었다. 쉬나드 회장은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던 시절 북한산의 암벽 등반로를 개척하기도 했다.

제대 후 ‘쉬나드 장비’라는 회사를 설립해 등산 장비를 판매하던 그는 1973년 환경 보호 같은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파타고니아를 설립했다.

파타고니아는 유기농 재료에서부터 사내 보육 센터를 만드는 등 친환경, 복지 정책에서 늘 한 발 앞섰다.

파타고니아는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NYT에 ‘우리 재킷을 사지 마세요’란 문구의 광고를 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옷 한 벌을 만들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파괴되는 환경을 고려한 메시지였다.

회사는 수십 년 동안 적자가 나는 해에도 매년 매출의 1%를 환경 보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부했다.

매출이 급증하면서 쉬나드 회장은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하는 억만장자 명단에도 올랐지만 그는 여전히 검소한 생활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그는 늘 입던 낡은 옷을 입고, 스바루를 몰고 다니며 휴대폰과 컴퓨터도 사용하지 않는다.

회사 지분을 처리해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매각과 상장은 쉬나드 회장의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매각과 상장은 회사에 있어 이익을 최우선순위로 만들기 때문에 환경 보호 같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기 어려워질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그렇게 쉬나드 회장은 회사 지분을 비상장 상태로 100% 기부했다. 그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 삶을 올바르게 정리할 수 있어 안도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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