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문샷’ 부르짖은 바이든…한국 등 외국기업은 ‘울상’

입력 2022-09-1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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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구체적인 투자 계획 공개 예정
SK바사, 삼성바이오 등 한국 위탁생산업체들 당혹
IRA처럼 ‘전 공정 미국서 해결’ 의무화할 수도
바이든, 중간선거 앞두고 “한국이 미국에 투자” 홍보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보스턴에서 ‘암 문샷’과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 보스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문샷(Moon Shot)’을 강조하면서 바이오테크 산업의 부흥을 외쳤지만, 한국 등 외국기업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에 이어 또 다른 타격을 받을까 전전긍긍하게 됐다.

12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서명한 행정명령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를 토대로 14일 관련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바이오산업 가치는 1조 달러(약 1375조 원)에 달하고 향후 20년간 전 세계에서 30조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문제는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와 전기차에 이어 바이오 부문에서도 미국 내 제조를 강조하면서 한국 기업을 포함한 전 세계 바이오 위탁생산업체들이 새로운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 등 미국 기업들의 바이오 의약품을 위탁 생산하고 있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책임지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바이오 의약품 공장을 인수하고 위탁생산 사업을 시작했다.

향후 바이든 정부가 구체화할 정책이 IRA처럼 의약품 원료 조달에서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을 미국 내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게 되면 외국기업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심에 빠질 수밖에 없다.

CNBC는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결정이 바이오 제조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바이오산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추진하는 만큼 IRA가 촉발한 전기차 차별 문제에 이어 또 한 번의 갈등이 예상된다. 또 새 이니셔티브에는 의약품은 물론 농업과 플라스틱, 에너지 등 다른 산업에서도 바이오 제조를 촉진한다는 내용이 담겨 우리로선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5월 22일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서울/AP뉴시스
게다가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올해 한 차례 한국 기업들의 뒤통수를 친 이력이 있다. 그는 5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을 (신규 투자처로) 선택한 것에 감사를 표하며 미국이 실망시키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한 후 지난달 서명한 IRA에선 전기차 보조금 혜택 대상에서 한국산 차들을 배제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외부 우려와 배신에 대한 기업들의 실망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최근 일주일 새 두 차례나 한국의 미국 투자를 거론하며 11월 중간선거 표심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주 노동절 기념 연설에서 “한국 기업이 미국에 오는 이유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환경과 최고의 노동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데 이어 이날도 보스턴 로건국제공항을 찾아 “여기 미국엔 한국인이 1000억 달러를 투자한 반도체 공장이 있다”며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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