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여왕 생전 방문한 안동 하회마을, 추모공간 마련된다

입력 2022-09-09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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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방한 당시 안동 하회마을에서 '생일상'을 받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모습 (출처=연합뉴스)

경북 안동시는 9일 서거한 하회마을에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추모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생전에 1999년 영국 국가원수로서의 첫 방한 일정 중에 안동하회마을을 방문해 생일상을 받는 등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안동시는 시 차원에서 여왕을 추모하는 작은 공간을 마련키로 했다는 입장이다. 분향소는 영국대사관의 의견을 들어봐야 하기 때문에 일단 보류한 상태다.

추모 공간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방문했던 충효당 앞 구상나무 인근에 마련될 예정이다. 당시 여왕은 하회마을에 들러 기념으로 구상나무를 심었다.

안동시는 여왕의 장례 기간인 10일간 하회마을을 찾는 관광객이나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추모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하회마을에서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애도 현수막을 거는 등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를 추모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회마을의 김종흥(67) 하회탈 공예 명인은 자비로 자택과 공예전시관 등에 여왕 서거를 알리는 현수막을 설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회마을관리사무소와 주민들도 마을 입구 등에 여왕 서거를 알리는 현수막을 걸고 애도를 표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1999년 4월 19일부터 22일까지 3박 4일간 한국을 국빈 방문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방한은 김대중 당시 대통령 내외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특히 엘리자베스 여왕이 73세 생일을 맞은 4월 21일 하회마을에서는 전통 생일상이 차려지기도 했다. 당시 엘리자베스 여왕은 담연재에서 안동소주 명인인 조옥화(2020년 별세) 여사가 마련한 생일상을 받았다. 생일상에는 국수, 편육, 찜, 탕 등 47가지 전통 궁중음식이 차려졌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안동 일정에서 봉정사를 방문하고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관람했다. 또 고추장과 김치 담그는 모습을 바라보기도 했다. 풍산 류씨 문중의 고택인 충효당을 방문한 자리에선 여왕이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등 한국의 전통 예법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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