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활동하기 좋은 가을…‘진드기·모기·설치류’ 발열성 감염병 주의

입력 2022-09-09 10:00수정 2022-09-1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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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쯔가무시증·SFTS·랩토스피라증·일본뇌염 등 주의해야

(연합뉴스)

가을은 추석 명절 벌초나 추수기 농작업 등 야외활이 늘어나는 시기다. 특히 가을에는 진드기와 설치류(쥐)에 의한 발열성 감염병이 자주 발생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진드기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병은 ‘쯔쯔가무시증’,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이다. 설치류에 의한 감염병은 ‘렙토스피라증’과 ‘신증후군출혈열’ 등이다. 또한 최근에는 국내에서 첫 일본뇌염 의사환자(추정환자)가 확인돼 보건당국이 가을철 감염병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털진드기 매개 ‘쯔쯔가무시증’

쯔쯔가무시증 전체 환자의 80% 이상이 털진드기 유충의 활동 시기인 9월에서 11월에 집중 발생한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8월 27일 현재까지 683명(4명 사망)이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 629명(4명 사망) 보다 환자가 8.6% 증가했다. 특히, 털진드기는 10월 초부터 개체 수가 급증해 11월 중순까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해당 시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쯔쯔가무시병은 진드기가 서식하는 산야에서 쯔쯔가무시균에 폭로되어 발병하는 급성열성질환으로 제3군 법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그람음성 간균인 리케치아 쯔쯔가무시에 감염된 좀진드기를 매개로 하여 감염되며 들쥐의 몸에 기생하는 털진드기 유충이 사람을 물어 감염된다. 매년 가을철에 환자의 90%가 발생한다.

진드기에 물리고 1~3주 후에 증상이 나타나는데 초기 증상은 심한 두통으로 시작되며 그 후 수 시간 내에 오한을 동반한 고열이 뒤따르고, 심한 발열, 오한과 복통, 오심, 구토가 수반된다. 진드기에 물린 부위에 가피(피부딱지)가 형성되고, 통증이나 가려움 없는 피부발진이 특징적이다.

쯔쯔가무시병은 주로 진드기에 노출되기 쉬운 농촌에 거주하는 사람들, 즉 밭일을 하는 농민들이 감염되기 쉽고 조기에 치료하면 합병증 없이 완치가 가능하다. 송준영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관지염, 폐렴, 뇌막염, 심근염으로 진행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와 추적 관찰이 이뤄져야 한다. 항생제로 치료하며, 항생제 사용 후 36~48시간 후부터 열이 떨어지고 3일 이내 증세가 대부분 호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 교수는 “털진드기는 개울가, 풀숲 등 숲이 무성한 곳에 잘 서식하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서는 숲이나 밭에 갈 때는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밭에서 일할 때는 되도록 긴 옷을 입고 장갑을 끼는 것이 좋다. 풀밭 위에 옷을 벗어 놓거나 눕지 말아야 한다. 야외활동을 하면서 진드기에 물리고 1~3주 후에 발열, 오한, 두통과 발진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생기면 서둘러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작은소피참드기 매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치명률 약 20%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SFTS)은 바이러스를 보유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된다.

일반적으로 진드기에 물린 후 4~15일 이내 고열,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나며, 백신과 치료제가 없으며 치명률이 약 20% 전후로 높아, 사전 예방이 더욱 중요한 감염병이다. 주로 6월부터 10월에 환자가 발생한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8월 27일 현재 기준 101명의 환자가 발생해 13명이 사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같 환자 91명(사망 14명) 보다 11.0% 증가한 수치다.

매개체인 참진드기 올해 밀도(90.5 T.I.=하루 동안 채집된 참진드기를 한 대의 채집기에 채집된 수로 환산한 수)*는 최근 5년간의 평균(94.2 T.I.)에 비해서는 4.0%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전년 동기간(46.1 T.I.) 대비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설치류(쥐) 매개 감염병 ‘랩토스피라증’과 ‘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Leptospirosis)은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된 설치류 및 가축(소, 돼지 등)의 소변으로 오염된 물, 토양, 음식물 등에 사람의 상처 부위나 점막 등이 노출된 후 5~14일 이내 고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 증상이 나타난다.

질병청은 주로 태풍, 홍수, 장마 때 오염된 물을 통해 균에 노출된 후, 9월부터 11월에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계절적 특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환자 수는 8월27일 집계 기준 54명으로, 지난해 58명 보다 감소했다.

신증후군출혈열(Hemorrhagic Fever with Renal syndrome)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설치류(쥐)의 배설물, 소변, 타액 등을 통해 배출된 바이러스가 건조돼 사람의 호흡기나 상처 난 피부 등을 통해 감염된다. 2~3주 이내 발열, 출혈소견, 신부전 등 증상이 나타난다.

야외활동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주로 발생하낟. 성별로는 남자, 직업별로는 군인과 농부에서 환자가 집중된다. 질병청은 올해 8월까지(27일 기준) 신고된 환자 수는 112명으로 전년 동기간(147명) 대비 약 6.9% 줄었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농작업이나 추석 명절 전‧후 벌초, 성묘 등 야외활동 시 긴 소매, 긴 바지 등으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귀가 후에는 바로 옷을 세탁하고, 샤워하면서 진드기에 물렸는지 확인해야 한다. 설치류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쥐 배설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농작업, 수해복구 등 야외활동 시 피부보호를 위해 반드시 방수 처리가 된 장갑, 작업복, 장화를 착용해야 한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야외활동 후 발열, 두통, 근육통, 소화기 증상 등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의료진에게 진드기 물림이나 야외활동력 등을 알리고 적기에 치료받아야 한다”며 “코로나19와 가을철 발열성 질환은 증상이 유사하므로, 의료인들이 코로나19 검사결과가 ‘음성’으로 확인될 경우 가을철 발열성 감염병을 의심하고 적극적인 진단 및 치료가 이루어지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첫 일본뇌염 의사환자 발생, 예방수칙 준수해야

질병청은 지난 6일자로 국내에서 일본뇌염 첫 번째 의사환자가 확인됨에 따라, 모기물림 예방수칙 준수 등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일본뇌염은 바이러스를 가진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린 경우 감염되며,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모기에 물린 후 5~15일 이내 발열 및 두통 등이 나타난다. 그러나 감염된 250명 중 1명은 고열, 발작, 목 경직, 경련, 마비 등 치명적인 급성뇌염으로 진행되고, 이 중 20~30%는 사망할 수 있다. 뇌염의 경우 회복되더라도 환자의 30~50%는 신경학적, 인지적 또는 행동학적 합병증을 가진다.

실제 질병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일본뇌염으로 신고된 환자 총 90명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88명에게서 발열, 의식변화, 뇌염증상, 두통 등 증상이 나타났으며, 46명(51.1%)은 합병증을 겪었고, 16명(17.8%)은 사망했다.

일본뇌염을 전파하는 ‘작은빨간집모기’는 논이나 동물축사, 웅덩이 등에 서식하는 암갈색의 소형 모기로, 주로 야간에 흡혈 활동을 하는 특성을 지닌다. 따라서 일본뇌염 매개모기가 활동하는 시기 동안에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고, 모기 매개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질병청은 일본뇌염은 효과적인 예방백신이 있으므로, 국가예방접종 지원대상 아동(2009년 1월 1일 이후 출생)의 경우 표준예방접종 일정에 맞춰 접종하고, 성인 중 △일본뇌염 매개모기 출현이 많은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사람 △일본뇌염 유행국가로 여행 계획이 있는 사람 중 과거 일본뇌염 예방접종 경험이 없는 고위험군은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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