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우리 집도 최고급으로"…아파트 ‘하이엔드 브랜드’ 열풍 가속

입력 2022-09-0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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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프리미엄 주택 브랜드 '드파인(DEFINE)' 로고 (자료제공=SK에코플랜트)

건설업계가 자사 아파트 브랜드 고급화 전략에 열을 내고 있습니다. 일반 아파트와는 다른 브랜드 파워, 희소성, 특화설계 등 높은 상품성을 갖춘 고급 브랜드 단지가 갈수록 수요자들에게 주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많은 건설사가 하이엔드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고급 브랜드에 대한 희소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최근 하이앤드 브랜드를 진수한 건설사는 SK에코플랜트와 포스코건설입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11일 하이엔드 브랜드인 ‘드파인(DEFINE)’을 출시했습니다. 앞서 2000년 브랜드 ‘SK뷰(SK VIEW)’ 출시 이후 22년 만에 내놓은 프리미엄 브랜드입니다.

드파인은 프리미엄 브랜드답게 기존 단지와 다른 파격적인 평면을 적용한다고 밝혔습니다. 고객이 다양한 구조의 평면 중 하나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수요자 맞춤형 평면인 ‘큐레이티드 플랜(The curated plan)’ 기술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커뮤니티 공간에 AI(인공지능) 시스템, 북 큐레이션 시스템 등 여러 최첨단 기술도 적용했습니다.

SK에코플랜트는 드파인을 △부산 광안2구역 재개발 △서울 노량진2·7구역 재개발 △서울 광장동 삼성1차아파트 재건축 사업 등에 우선 적용할 방침입니다. 향후 드파인은 사내 브랜드 심의 위원회에서 입지나 규모 등을 고려해 적용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포스코건설도 7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HAUTERRE)’를 출범시켰습니다. 2002년 브랜드 ‘더샵’ 출시 이후 20년 만에 내놓은 신규 브랜드입니다. 소비자 중심 맞춤형 설계, 환경친화적 공간 배치, 고급 소재 적용 등을 적용할 방침입니다.

SK에코플랜트와 포스코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올해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10위권 건설사 가운데 7곳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갖게 됐습니다. 1999년 가장 먼저 하이엔드 브랜드를 출시했던 DL이앤씨는 ‘아크로(ACRO)’,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디에이치(THE H)’, 대우건설은 ‘푸르지오써밋’, 롯데건설은 ‘르엘(LE EL)’을 각각 하이엔드 브랜드로 갖고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 신반포' 전경. (네이버부동산)

이처럼 건설업계가 하이엔드 브랜드 출시에 열중인 이유는 정비사업 수주 경쟁 속에서 브랜드 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광주 서구 광천동 재개발조합은 컨소시엄 금지와 함께 ‘하이엔드 브랜드 보유 건설사는 하이엔드 브랜드로만 제안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이곳은 현대건설이 수주해 디에이치로 건설될 계획입니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유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합장 해임을 요구하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노량진3구역 재개발조합은 하이엔드 브랜드가 없는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진행하려 했다는 이유로 조합 임원 해임총회를 결정했습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갈수록 하이엔드 브랜드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고급화 전략은 이제는 꼭 해야만 하는 필수공식으로 자리 잡은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경기 '과천 푸르지오 써밋' 전경. (이투데이DB)

다만 많은 건설사가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본래 가지고 있던 희소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또 지금처럼 부동산 시장 하락장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많아 희소성을 잃고 있다”며 “특히 수요가 이탈하고, 구매력이 떨어지고,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더 주목받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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